"내 비키니 사진 댓글 수천개… 정책 내놔도 잘 몰라 아쉬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31일 "이대로 간다면 우리나라가 큰 위기에 직면할 것 같다"며 "이렇게 상황이 심각한데도 우리 사회는 놀랄 만큼 평온하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대 산학정 정책 과정 초청 특강에서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안으로는 성장 잠재력 하락, 밖으로는 중국·인도 등 후발 국가의 거센 도전, 또 미국·유럽 등 선진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우리 (수출)시장까지 흔들리는 '3중고'의 위기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후보는 "과거 오일 쇼크나 외환 위기 때만큼의 경각심, 위기 극복을 위해 마음을 모으려는 사회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박 후보는 경제 민주화에 대해선 "다 함께 상생·발전하려면 그 길밖에 없다고 믿는다"며 "한편으론 경제 민주화를 통해서 경제 운영 시스템을 바르게 가도록 만들고 다른 한편은 경제 활성화,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투 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는 또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야 한다.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상생 길을 찾고 기업은 고용 유지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근로자 역시 파업이나 무리한 임금 인상 요구를 자제하고 '잡 쉐어링'을 통해 고통 분담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이날 강연 도중 "선거는 정책으로 심판받아야 한다는 당연하고 좋은 이야기가 많다. 그런데 막상 정책을 발표하면 아무도 관심을 안 갖는다"면서, "(이전에도) 정책관련 기사는 묻히고, (대신) 예를 들면 제가 중학교 때 비키니 입은 사진이 (인터넷에) 올랐는데 그 기사가 1등 되고 댓글이 수천개 달렸다"고 했다. 박 후보는 2009년 5월 미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경제 민주화를 염두에 둔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라는 개념을 제안했는데 사람들이 제대로 모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후보는 이런 상황을 빗대 "외국 사람들이 노래방 가서 놀라는 일 중에 하나가, (사람들이) 노래를 하라고 권해서 열창하는데 막상 노래를 시작하면 자기끼리 이야기하고 노래를 듣는 사람이 없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