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15일 자신의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단일화 협상 중단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종찬 기자

안철수 후보 언론 간담회
"文, 옛날 방식의 정치경쟁 상황 제대로 보고 못받아… 黨서 차단돼 있다
내가 후보되면 과거·미래 대결… 노무현 말처럼 새 시대 맏형 역할할 것
박원순 시장이 승리한 것처럼 민심이 조직 이기는 경향 가속화되고 있어"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15일 "많은 분이 말씀하시는 부분들이 (내가 후보가 되면) 미래와 과거의 대결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잇따라 가진 언론 인터뷰와 기자 간담회에서 "(나는 대선에서) 선명한 구도를 짤 수 있다"며 "예전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새 시대의 맏형 역할을 저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본선 경쟁력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안 후보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단일 후보 자리를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누가 되든 단일화 후보가 양쪽 지지자를 아울러서 같이 가야 하는데, 그런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양보가)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난 6일 단일화 회동에서) 문 후보와 서로 7개 항 공동 합의한 바로 그다음 날부터 계속 매일 이런(자신을 자극하는) 일들이 있었고, 어떤 부분들은 문 후보에게 알려주라고 한 부분도 있었다"며 "그런데 (문 후보와 통화해) 보니까 '옛날 방식 정치 경쟁'에 대해 제대로 보고를 못 받으셨더라. 차단돼 있었다. 그런 부분들도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왜 협상 중단을 선언했나.

"단일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 과정에서 새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결과에만 집착하다 보면 상대를 파트너가 아닌 순전한 경쟁자로만 인식해 여러 가지(일을) 무리하게 진행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한쪽 지지자의 마음이 떠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단일 후보가 되어도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 공정한 경쟁이 중요하다."

―협상을 중단하면 안 후보 스스로 약세임을 인정하는 게 되고, 그에 따라 손해를 볼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제가 손해 볼 결정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이대로 가면 대선 승리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다. 국민께 송구하다."

―민주당은 안 후보 측이 문제삼은 부분에 대해 '정당의 통상적인 조직 활동도 하지 말라는 거냐'고 맞서고 있다.

"통상적인 정당 활동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지금 이(단일화) 과정 중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될 만한 부분들이 바뀌어야 한다."

―페어플레이 정신을 확인하고 재발 방지가 확인돼야 협상 재개가 가능한 건가.

"그렇다. 그래야만 양쪽 지지자들 마음을 가져갈 수 있다. 새정치공동선언에 이번 단일화 과정에 대한 부분도 포함돼야 될 것 같다. 선언적 부분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행동이 병행돼야 한다."

―문 후보가 여러 차례 "불편하게 한 일들이 있었다면 대신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

"객관적인 상황 파악이 안 됐는데 사과를 할 수 없지 않으냐? 문 후보가 직접 객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하게 조치를 하면 좋겠다."

―단일화 방식의 원칙은 뭔가.

"양쪽 지지자들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식이면 어떤 것이든 동의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항상 생각하는 편이다. 이틀 전인 지난 13일이었다면 내 생각을 말했을 텐데, 지금은 방법론 말할 시기가 아닌 것 같다."

―문 후보와 만나 직접 대화할 가능성은?

"대화는 언제든 가능하다. (6일 단일화 회동 이후) 지금까지 세 번 정도 통화했다. 우선 중요한 것은 사태를 후보가 직접 파악하고 거기에 따라 적절하게 조치를 하면 좋겠다."

―안 후보는 문 후보에 비해 조직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0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된 것은 민심이 조직을 이긴 것이다. 그 경향은 앞으로 가속화될 것이라고 믿는다."

―신당 창당 얘기가 있다.

"국민 연대라는 든든한 지지 기반을 가지는 후보가 탄생하면 대선 승리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는 그때 상황 보고 판단해야 한다. 지금 규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당 입당 얘기도 있는데.

"내가 대통령이 되면 민주당은 든든한 국정 운영의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문 후보와 대통령·총리를 나눠맡는 방안, 공동정부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대통령 권한 집중은 폐해가 많아 해소하겠다. 그러나 서로 권한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고민한 건 아니다. 지금까지 그런 부분에 대해 한 번도 얘기 나온 적이 없다. 공동정부 구성에 대해서도 문 후보와 얘기 나눈 적이 없다."

―정치 경험이 적다는 지적이 많다.

"나는 정치 경험이 적고 나이도 어리고 신인이다. 경험에는 좋은 경험이 있고 나쁜 경험이 있다. 나쁜 경험이 많을 바에는 적은 게 낫다."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나.

"그건 국민이 판단하실 몫이고 저는 최선을 다할 뿐이다. 대통령이 되면 잘할 자신 있다."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增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출구조 개편, 조세정의 강화, 자연적 예산 증가분 등을 복지에 우선 사용하겠다. 그래도 추가 세수가 필요하다면 세율 인상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인상 원칙은 두 가지다. 철저한 국민적 합의, 취약 계층과 미래 세대 보호다."

―본인은 보수 중도 진보 중 어느 쪽에 가깝다고 보나.

"작년 말에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과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고문을 문상했다. 한쪽은 산업화에 공헌한 분이고 한쪽은 민주화 업적이 많은 분이다. 어쩌면 그 연결 역할을 제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나는 상식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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