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첫날 서울·부산 왕복]
창원시청 앞에선 권영길 경남지사 후보와 합동 유세
김부겸 공동선대위장 "12월 19일에 확실하게 디비지자"
文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제 도입" 새 공약 제시하기도

18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전 6시 47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녹색 목도리와 검정 코트 차림으로 서울 지하철 9호선 노량진역으로 들어섰다. 부산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김포공항역으로 가는 길이었다. 문 후보는 코트 안주머니 지갑에서 직접 교통카드를 꺼내 개찰구에 찍고 들어갔다.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는 50대 남성, 취직 공부 중인 20대 고시촌 여성 등과 지하철에서 이야기를 나눈 문 후보는 "결승점이 보이는 곳까지 왔다. 마라톤으로 치면 마지막 스퍼트 지점에 온 것"이라며 "좋은 꿈을 꾸기도 했고 잘될 것 같은 예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진선미 캠프 대변인은 지하철역을 찾은 것과 관련 "'일자리 대통령' '서민 대통령'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했다.

오전 9시 20분 문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의 서부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첫 유세를 시작했다. 대구에서 출정식을 끝내고 온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은 "12월 19일에 확실하게 디비지자(뒤집어지자)"고 했고,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도 "문 후보를 당당하게 50% 넘게 당선시켜 달라"며 분위기를 달궈 놓은 상태였다.

민주당의 노란색 점퍼를 입은 선거운동원과 유세차는 한 시간 전부터 문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었다. 문성근 전 민주당 대표직무대행이 "부산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고 문 후보를 소개하자 터미널 앞을 가득 메운 시민 700여명이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했다.

문 후보는 "저는 오늘 저를 키워주신 부산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꾸는 위대한 승리의 첫걸음을 시작한다"며 "새로운 정치를 통해 새 시대를 여는 첫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안철수 후보의 진심과 눈물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안 후보가 이루고자 했던 새 정치의 꿈을 제가 앞장서서 꼭 이루어내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이번 대선이야말로 과거 세력과 미래 세력의 대결"이라며 박근혜 후보를 "평생 한 번도 서민의 삶을 살아보지 않고 일해보지 않은 사람"이라고 했다.

모교인 경남고를 방문하려던 당초 일정을 수정한 문 후보는 10시 30분 시민 200여명이 모인 경남 창원시청 앞에서 권영길 경남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와 함께 합동 유세를 벌였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도 박 후보에 대해 "취직 걱정, 집값 걱정, 빚 걱정, 은행 대출금 이자 걱정, 물가 걱정을 해봤겠느냐"고 했다.

문 후보는 다시 서울로 이동, 오후 5시부터 시작된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합동 유세에 합류했다. 가수 전인권씨의 애국가 제창으로 시작된 유세에는 부인 김정숙 여사를 비롯해 손학규·정동영·정세균 상임고문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손 고문은 지난 당내 경선 때 자신이 썼던 '저녁이 있는 삶' 구호를 문 후보에게 쓰라며 책과 CD를 주고 주제가를 직접 부르기도 했다. 문 후보는 연설 도중 "대통령 선거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전날 사퇴한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단일화를 염두에 둔 공약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