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첫 TV토론] 대북정책
文 "안보 늘 강조한 이명박 정부, 실제론 구멍 뚫려"
朴 "강력한 억지력으로 구축되는 평화가 진짜 평화"

대선 돌입 이후 처음으로 4일 TV 토론에서 마주 앉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대북 정책에서 상당한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박 후보는 서해 NLL(북방한계선) 문제로, 문 후보는 "이명박 정권의 안보 무능"을 소재로 상대방을 공격했다.

포문은 문 후보가 먼저 열었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안보를 늘 강조했지만 실제로 보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안보에는 구멍이 뚫렸었다"면서 "반면 참여정부는 5년 동안 한 건의 충돌도 북한과 없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다. 점잖은 말투였지만 이명박 정부와 박 후보를 싸잡아 안보 무능 세력으로 규정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그러자 박 후보는 "진짜 평화와 가짜 평화는 구분해야 한다"면서 "확고한 안보의 바탕 위에서 도발을 하게 되면 오히려 큰 대가를 치러야 된다는 강력한 억지력, 그리고 한편으로는 신뢰를 구축하는 노력이 병행해서 얻어지는 평화가 진짜 평화다. 퍼주기 평화는 가짜 평화"라고 말했다. 박 후보가 이날 토론에서 문 후보의 정책 질문에 대해 가장 공격적으로 반박한 대목이었다. 박 후보는 이어 "실제로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에는 북한에 그렇게 퍼주기를 했는데도 첫 핵실험을 했다"면서 "그렇다면 (그런 것이) '가짜 평화'가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박 후보는 곧이어 자신이 질문 기회를 넘겨받자,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남북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던 NLL 문제로 문 후보를 공격했다. 박 후보는 "문 후보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직후) 개최된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 대해 '당시 (김장수) 국방장관이 (NLL 관련) 회담에 임하는 태도가 굉장히 경직됐다'고 말했다"며 "당시 국방장관의 입장은 'NLL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그렇다면 문 후보는 NLL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문 후보도 이에 대해서는 발끈했다. 문 후보는 "NLL은 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해상불가침경계선이라고 천명을 했고, 사실상의 영해선이기 때문에 단호하게 사수해야 한다고 여러 번 (내가) 밝혔는데도 (박 후보가) 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것은 유감스럽다"면서 "김장수 국방장관이 경직됐다고 했던 것은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하려면 공동어로 조사를 위한 군사적 보장이 필요한데 그 문제를 논의하는 데 있어서 경직된 태도를 보여서 진도를 내지 못했었다는 아쉬움을 표했던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북한 문제에 있어 통합진보당과는 차별화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문 후보는 이정희 후보에게 "북한은 실용 위성이라 하지만 사실은 장거리 미사일로 전용이 가능하고, 군사적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저는 북한이 발사 계획을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통진당에서는 지난번에 보니까 '북한도 위성 발사의 자유가 있는데 왜 북(北)에 대해서만 못하게 하는 것이냐' 그런 말을 하는 것도 들은 기억이 있다"고 했다. 문 후보는 또 "개성공단·서해평화협력지대 설치 등을 재개하겠다"거나 "남북대화에 전제 조건은 없다"는 등의 말을 할 때도, "물론 안보를 굳건히 하는 토대 위에서 하겠다" "남북관계의 발전과 북핵 해결을 병행해서 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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