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대 초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장으로 활동할 당시 탈북자 관련 자료를 들고 있는 김상철 전 서울시장.

김상철 前 서울시장

시사주간 미래한국 발행인인 김상철(65) 전 서울시장이 13일 오후 11시 지병으로 별세했다.

평북 태천 출신으로 서울고를 졸업한 김 전 시장은 1970년 서울대 법대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1973년 서울형사지방법원에서 시작해 7년 동안 판사로 재직했고, 1975년 '김대중 내란음모 및 대통령 선거법 위반 사건'을 빨리 처리하라는 정권 압력을 거부해 지방 발령을 받기도 했다.

김 전 시장은 1980년 독일 연수 중 광주민주화운동 소식을 접하고는 "군사정권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을 수 없다"며 법복을 벗고 변호사로 개업했다. 대우자동차 파업 사건을 비롯해 김근태 고문사건, 권인숙 성고문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 1980년대 굵직한 시국사건 변호를 도맡아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날렸다. 1987년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으로 활약했고, 6·29 선언 이후 여야의 개헌 협상이 결렬 위기에 놓이자 타협안을 내놓아 여야를 설득했다.

민주화 이후 과격한 반미운동이 우리 사회에 모습을 드러내자, 김 전 시장은 1991년 한미우호협회를 창립해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민간외교를 펼쳤다. 1993년 2월 김영삼 정부 출범과 함께 46세의 젊은 나이로 서울시장에 임명돼 여론의 주목을 받았으나 '자택의 그린벨트 훼손' 논란으로 7일 만에 사임했다.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김 전 시장은 탈북난민 돕기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활동에 매진했다. 최근까지 그가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가 '자유민주주의'와 '통일'이었다고 한다. 1999년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현 세이브엔케이)를 설립한 뒤 국내외 1180만명의 서명을 유엔(UN) 등 국제사회에 전달해 탈북민들이 국제법적으로 난민 지위를 획득하는 데 기여했다. 2002년엔 자유민주주의의 헌법적 가치 등 대한민국 정통성 수호에 앞장서기 위해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을 창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원자 여사와 아들 김세호 AT커니 이사, 딸 김민정씨, 사위 김범수 미래한국 사장이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발인 17일 오전 10시. (02)2258-5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