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임명 철회 요구… 예산안 처리도 "그냥 못 넘어가"]
"尹 수석대변인은 최악의 人事… 48%의 국민 배제하겠다는 것"
당 일각선 "일주일 지났는데… 반대만 하는 이미지 될라" 부담

대선 패배 후폭풍에 시달리는 민주통합당이 박근혜 당선인에 대한 비판의 날을 본격적으로 세우기 시작했다. 24일 발표한 윤창중 당선인 수석대변인 임명을 문제 삼고 나온 민주당은 28일로 예정된 예산안 처리 역시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태세이다. 정권 초 야당이 정권에 대한 비판을 자제한다는 의미의 '허니문' 기간이 벌써 끝났다는 말도 나왔다.

◇"허니문은 끝났다"

민주당은 25일에도 윤창중 수석대변인 임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정성호 대변인은 "박 당선인은 수석대변인 임명을 즉각 철회하는 것이 옳은 판단"이라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박 당선인이 야권과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48%의 국민을 모두 반(反)대한민국 세력으로 규정하고 배제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라고 했다. 김정현 부대변인은 "허니문이 이렇게 빨리 끝날 줄은 몰랐다. 최악의 인사"라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우리가 일주일 만에 당선인의 발목을 잡겠다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아무리 허니문 기간이라고 해도 야당이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했다.

◇제1 야당 자존심도 상해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박 당선인의 공약 실행을 위해 국채 6조원 발행을 통한 예산 증액을 검토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민주당은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해 자존심 상하고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박기춘 원내대표 직무대행은 "원래 여당은 야당이 요구하는 것을 어느 정도 들어주면서 자기 것을 가져야 한다"며 "이렇게 일방적으로 발표하면 국민 눈에는 우리가 반대해서 안 되는 것처럼 비칠 것 아니냐"고 했다. 한 3선 의원은 "(대선 패배로) 거의 죽어서 비실비실하는 놈을 한 번 더 밟아버리는 꼴"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연내에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여야 합의는 지키겠지만 새누리당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최재성 예결위 간사는 "불필요한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세수를 증대할 수 있는 감면 제도를 정비하고 기획재정위에서 논의 중인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세수를 증대해야 한다"며 "그러고도 모자란다면 그때 국채 발행을 검토는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각 세우기에 부담도

하지만 민주당 내엔 대선 패배 일주일 만에 새누리당을 공격하고 나가는 데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적잖다. 대선 기간 이미 '국정원 의혹 제기' 같은 네거티브로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이 많다는 기억도 아직 작동하고 있다. '반대만 하는 정당 이미지'가 굳어질까 걱정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