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새해를 하루 앞둔 31일 "국회를 존중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참석해 "야당과 여당이 힘을 합쳐 새 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민생과 국민 대통합이라는 국정 철학을 잘 실천해서 여야가 함께 국민 행복 시대를 열어가기를 바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마다 많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언제나 소통의 문을 열어놓고 기다리겠다" "의원과 당원 모두가 힘을 합해 다시 한 번 '잘살아보세'의 기적을 이루는 주역이 돼 후세에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과거 대통령들도 당선 직후 또는 임기 초반에 국회와 협력을 약속했지만 공수표로 끝난 경우가 허다하다"며 "박 당선인이 '국회를 존중하겠다'는 다짐만 지켜도 우리 정치가 확 달라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미리 배포한 신년사에서는 "우리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노력한다면 지금의 어려움도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아 국민 행복 시대라는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민생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국민의 삶을 돌보는 일에 국정 운영의 최우선 가치를 두겠다"면서 "국민 대통합으로 국민 모두가 행복한 100%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전엔 경기도 광주 소재 특수전 교육단을 찾아가 병사들의 훈련을 참관한 뒤 함께 점심 식사를 하며 격려했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고 첫 부대 방문이 특전사인데, 참 오길 잘한 것 같다"며 "안보를 지키려면 첨단 무기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강한 정신 전력이다. 우리 특전사 장병은 세계 최정예 부대 아니냐"고 했다. 이어 최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주변 국가들의 군비 경쟁 등을 언급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이 고조돼있지만, 여러분이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고 했다.

박 당선인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일하는 군 장병의 근무 여건을 더욱 개선하고 복지를 증진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며 "사병 봉급 인상, 직업군인 정년 연장 등을 합리적으로 검토하겠다. 전역 군인 취업에도 더 신경 쓰겠다"고 했다.

5년 전 이명박 당선인은 새해를 하루 앞두고 강원도 철원군의 군부대를 방문한 뒤 6·3동지회 정기총회에 참석했으며 측근 의원 10여명과 만나 식사를 했다. 10년 전 노무현 당선인은 기자회견을 가진 뒤 인수위 집무실에서 경제 5단체장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