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으로 삶 마감한 조성민
"한국에서 살 길이 없어요" 어머니에 문자메시지 보낸 후 여자친구 집 욕실서 목매
"악플이 결국 조성민 잡았다" 인터넷·SNS선 악플러 책임론

"내 인생은 현재 5회 말인 것 같다. 1회, 2회 고전하다 3회 초에 점수를 확 냈는데 4회 말에 다시 역전당하고, 다시 역전 기회를 노리는 5회나 6회? 그간의 시행착오를 스승 삼아 열심히 살면 충분히 재역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믿고 싶다."

조성민씨가 지난 2010년 10월 본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지난 6일 조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결국 '재역전'은 하지 못하게 됐다. 2000년 톱스타 고(故) 최진실씨와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조씨. 그는 최씨와 이혼하고 제빵사업에 뛰어드는 등 사업가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2005년 한화구단에 입단해 야구 선수로 재기를 노렸지만 이 또한 뜻대로 되지 않았다. 조씨는 재혼을 했지만 2010년부터 재혼한 여성과 별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두산 2군 코치를 맡았던 조씨는 시즌이 끝나고 재계약하지 않았다. 대신 조씨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2008년 설립해 대표로 있는 야구 매니지먼트사의 자본금을 증액하고, 사무실을 옮기는 등 사업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목숨을 끊기 전 여자 친구 박모(41)씨와 함께 박씨 집 냉장고에 있던 소주 3병을 나눠 마셨다. 이 자리에서 조성민은 박씨와 함께 남녀 사이의 갈등에 관해서 이야기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조씨에게 헤어지자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안다"며 "조씨는 박씨에게 순탄치 않은 자신의 삶에 대해 힘들다고 얘기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6일 0시 5분쯤 박씨가 친구와 약속이 있다며 외출한 사이 조씨는 어머니에게 0시 11분쯤 '저도 한국에서 살 길이 없네요. 엄마한테 죄송하지만 아들 없는 걸로 치세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뒤이어 0시 16분쯤 박씨에게 '내 인생의 마지막을 자기와 함께하지 못해서 가슴이 아프다. 꿋꿋이 잘살아'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박씨는 3시 40분쯤 귀가해 숨진 조씨를 발견해 신고했다. 유족은 조씨의 모교인 고려대 안암병원에 빈소를 차렸다. 조씨가 최진실씨와의 사이에서 얻은 어린 남매가 상주로 돼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조씨의 자살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터넷과 SNS에서는 또다시 '악플러(악성 댓글 다는 사람들) 책임론'이 불거졌다. 인터넷 게시판과 트위터 등에서는 "최진실, 최진영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악플이 결국 조성민까지 잡았다" "최진실 죽고 나서 조성민이 나름 애들 챙기는 모습 보였는데 그때마다 '돈 챙기려 가식 떤다'고 상황을 악화시켰던 게 바로 악플러들"이라는 등 비난 의견이 수백건 올라왔다.

조씨는 생전에 파경과 최진실 자살 등 굴곡 많았던 사생활 때문에 네티즌의 악플에 시달렸다. 특히 최진실 사후 아이들에 대한 친권을 주장하고 나서자 "아이들의 친권을 포기한 주제에 최진실 유산 노리고 아이들에게 접근한다"는 비난을 받았고, "내연관계인 술집 마담과 짜고 최진실을 죽였다"는 루머까지 나돌았다. 조씨는 이후 한 방송에 출연해 "재산에는 아무 관심 없다. 아이들의 아버지로 살고 싶을 뿐"이라며 "정말 내 마음은 그게 아닌데 인터넷에서 너무 그쪽(유산 문제)으로 몰아가니까 '내가 유서라도 써놓고 죽어야지 이 사람들이 내 진심을 알아줄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