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첫 전체 회의 주재]
새로운 정책 쏟아내기보다 눈에 보이는 성과물 없더라도 국민 생활에 실질적 도움 강조
"인수위, 독립적 인사기구 설치… 논의도 안됐는데 기사로 나와"
인수위원 보안 허술 질타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7일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의를 처음 주재하면서 "중소기업인들이 만나기만 하면 '이런저런 정책보다 손톱 끝에 박힌 가시 하나 빼 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한 것이 마음에 남는다"고 말했다. 인수위가 새로운 정책을 쏟아내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성과물은 없더라도 국민 생활에 실제 보탬이 되는 쪽으로 정권 인수 작업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5년 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인수위 회의에서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기업 활동의 장애가 되고 있다는 취지로 "그 폴(전봇대)을 하나 옮기는 것도 몇 달이 지나도록 안 됐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각각 '가시'와 '전봇대'를 '뽑아야 할 것'으로 제시했지만 의미는 대비됐다.

박 당선인은 이날 회의를 주재하면서 인수위원들에게 "인수위의 1시간은 다음 정부의 1년이 될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해달라"고 말했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당선인이 이틀 동안 인수위원들을 향해 한 가장 중요한 단어는 '국민 희망'과 '국민의 삶'"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원들을 질타하기도 했다. 자기가 중시하는 '보안'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박 당선인은 "오늘만 해도 '인수위가 독립적 인사 기구를 설치한다'는 기사를 봤는데, 이것은 전혀 논의되지도 않은 사안 아니냐. 저도 언론에서 처음 봤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역대 어느 인수위보다 가장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인수위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진영 부위원장은 "새 정부가 앞으로 박근혜 정부의 집을 짓는다고 하면 우리는 땅을 고르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더욱 낮은 자세, 겸허한 자세로 하되 열정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1시간 30분여 회의를 주재한 후 구내식당에서 인수위원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식판에 밥과 된장국, 계란찜, 김치 등을 담아 30여분간 가볍게 대화하며 식사를 마쳤다. 박 당선인은 이어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로 이동, 당선 감사 동영상을 찍은 뒤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