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을 총탄에 잃은 동병상련 만남… 朴당선인, 수치 여사와 면담
수치여사 석방 서명 운동때 인터넷에 글 남겼던 일화 소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9일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나 "정말 오랜 세월 조국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큰 희생을 감내하면서 헌신하신 데에 경의를 표한다"며 "개인의 행복을 포기하고 국민을 가족 삼아서 사는 인생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 접견실에서 수치 여사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수치 여사는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 대회' 개막식에 초청받아 28일부터 5일 일정으로 처음 한국을 찾았다.

박 당선인은 "작년에 보궐선거에서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국민연맹이 큰 승리를 거두고 여사님도 (작년) 4월 하원 의원에 당선되신 것을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미얀마 군사정부가 1989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국호 '미얀마' 대신에 옛 국호인 '버마'를 썼다. 수치 여사는 "말씀에 공감한다"며 "앞으로 있을 진전에도 상서로운 징조"라고 했다. 수치 여사는 "우리는 버마의 민주화가 진전됨에 따라 버마 국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 사는 국민과 주민을 위해서도 노력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며 "우리가 평화와 번영이라고 얘기할 때는 버마 국민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수치 여사가 감금된 상태에서 64세 생일을 맞았을 때 박 당선인이 온라인 석방 서명운동을 하는 사이트에 '비록 이번에 홀로 생일을 맞아야 하지만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란 글을 남겼던 일화도 소개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 당선인과 미얀마 독립 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인 수치 여사의 이력은 여러 면에서 서로 비교된다. 수치 여사는 박 당선인보다 일곱 살 많은 1945년생이다. 그의 부친 아웅산 장군은 수치 여사가 두 살 때인 1947년 정적에게 암살당했다. 작년 하원 의원이 된 그는 2015년 미얀마 대선에 도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