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韓·美 외교카드 없는 사실 간파하고 3차 핵실험
美·中 한동안 제재하다 '관리 모드'로 후퇴할 가능성
전문가 "김정은 정권 교체 포함, 모든 대책 검토해야"

김정은 북한 정권이 12일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북한에 매년 막대한 원유와 식량을 지원해 온 중국의 강한 경고와 반대에도 개의치 않고 북한은 '핵보유국의 길'을 달려가고 있다.

국립외교원의 최강 교수는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북한이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 성공을 통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능력을 선보인 지 두 달 만에 핵실험을 실시, 한반도에 분명한 '게임 체인지(Game Change·판도의 변화)'가 발생했다"며 "기존 정책으로는 북한의 도발을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바탕 위에서 현실적인 대북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인도·파키스탄처럼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밖의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가는 길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의 신범철 북한군사연구실장은 "북한은 이번 실험으로 인도·파키스탄처럼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핵보유국으로 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했다.

김희상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이사장은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남북한 군사력 균형이 붕괴될 수 있다"며 "북한은 핵무기로 우리에게 공갈을 일삼는 '핵그늘'(Nuclear Shadow) 전략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美中) 양국이 어느 순간 이해가 일치하면 우리나라만 외톨이가 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도·파키스탄은 1998년 연쇄 핵실험 실시 후, 미국과 중국에 의해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대우받고 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이 당분간 대북 제재에 집중하다가 갑자기 '관리 모드'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여기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위기상황을 맞아 우리 정부의 대북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강 교수는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북한 핵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김정은 정권 교체를 포함해 모든 정책을 원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