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기 제17대 공군참모총장

국내 첫 '탑 건'이었고 제17대 공군참모총장을 지낸 김인기(79) 예비역 대장이 1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1933년 경북 안동에서 출생한 김 전 총장은 1954년 공사 3기로 임관한 뒤 제11전투비행단장, 공군본부 인사참모부장, 공사 교장, 공군작전사령관 등을 거쳐 1987년 공군 대장으로 예편했다. 대위 시절인 1960년 제1회 공군 공중사격대회에서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 김신 참모총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당시엔 '탑 건(Top Gun·최고 조종사)'이라는 명칭을 쓰진 않았지만 공군 내에선 고인을 '초대 탑 건'으로 꼽고 있다.

1969년엔 미국으로 건너가 비행교육을 받고 1969년 8월 대구기지에서'하늘의 도깨비'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F-4D 팬텀기로 첫 시험비행을 했다. 당시 F-4D 팬텀은 세계 정상급 최신예기였다.

고인은 1985년 참모총장 재임 때 중앙방공통제소(MCRC)를 전력화해 우리 군의 자동화 방공작전 시대를 열었다. 이를 통해 각 지역별 관할구역에서 수행하던 수동 방공작전이 중앙집권적 자동화 방공체계로 진일보했다. 이듬해엔 '파이팅 팰콘'으로 불리는 F-16 전투기를 처음으로 도입해 성공적으로 전력화했다. 이 전투기 도입으로 공군은 북한 미그-23에 맞설 수 있는 전력을 갖추게 됐다. 전역 후 1988년엔 13대 민주자유당 전국구 국회의원이 됐다. 보국훈장 국선장, 천수장, 통일장, 프랑스 국가훈장 등 다수의 훈장을 받았다.

가족으로는 부인 정의한(71)씨와 1남1녀가 있다. 사위는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이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20호실. 발인은 4일 오전 7시, 안장식은 같은 날 오전 11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공군장으로 엄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