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재진, 황교안.

사상 초유의 檢亂 사태 등 재임 기간 중에 내홍 겪어
신임 黃법무, 검찰自省 강조

"저는 오케스트라의 서투른 지휘자였습니다."

제62대 권재진 법무부장관이 11일 오전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이임식을 갖고 1년 7개월의 장관직을 마쳤다. 권 장관은 이임사에서 "직을 떠나는 것은 아무런 서운함이 없으나 직원 여러분 곁을 떠나는 것은 섭섭하다"며 "저는 오케스트라의 서투른 지휘자였지만 여러분은 각자 맡은 파트에서 훌륭한 연주를 해주었고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날 권 장관의 '서투른 지휘자'론에 대해 지난해 12월 벌어진 사상 초유의 검찰 내분(內紛) 사태 때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장관으로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자성(自省)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라는 평이 법조계에 돌기도 했다.

이어 이날 오후 취임한 제63대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법무·검찰 조직의 자성을 촉구했다. 황 장관은 취임사에서 "그동안 우리 입장에서 도그마(dogma·독단)에 빠져 자만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할 때가 되었다"며 "위기만 넘겨보려는 진실성 없는 변화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진정으로 거듭나는 개혁과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장관은 검란 사태를 불러온 뇌물·성(性) 검사 사건을 염두에 둔 듯 "수사를 비롯한 모든 법집행 과정에 인권침해 소지가 없는지 늘 살펴야 한다"며 "당당하지만 절제와 품격을 갖추어 법을 집행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야(歲寒然後 知松柏之後彫也·날씨가 차가워진 다음에야 소나무의 푸름을 안다)'라는 논어(論語) 구절을 인용해 "법무부·검찰이 당면한 현실에 어깨가 무겁지만 국민이 공감하는 법무 행정을 실천해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얻을 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