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위헌소송 검토 착수… "野 "합의 처리해 놓고 뒤집나"

새누리당은 국회 선진화법에 대한 위헌소송을 제기해 다수결 기준을 법 개정 이전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12일 "다수결 기준을 50%에서 60%로 올린 선진화법이 헌법이 규정한 다수결 표결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에 따라 위헌소송 제기를 위한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위헌소송을 제기해 헌법재판소가 선진화법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리면 법 효력은 상실된다.

이 원내대표와 심재철 최고위원 등 여당 일부 지도부는 선진화법 때문에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한 여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작년 개정된 국회법은 쟁점 법안의 본회의 상정 및 단독 처리를 위한 기준을 의석 과반(150석)에서 5분의 3(180석)으로 강화했다. 이 때문에 현재는 여당 단독으로는 선진화법을 개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인제 의원은 "국회가 선진화법을 고치려 해도 선진화법 때문에 고칠 수 없다. 헌재에서 위헌 결정을 받아 무효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친박(親朴) 중진 의원도 "선진화법 때문에 국회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헌재에 가서라도 바로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선진화법의 위헌 여부에 대해 윤형모 변호사는 "법안 상정조차 어렵게 만든 선진화법은 국회의원의 법안 심의·의결권을 박탈했기 때문에 위헌"이라고 했다.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변호사는 "법안 상정에 60% 다수결을 요구한 것은 국회의 의사결정 원칙과 어긋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가 합의 처리한 내부 운영 규정에 대해 위헌소송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합당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민주당도 "새누리당이 앞장서 도입된 법인데 이제 와서 뒤집겠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한편 지난 11일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도 선진화법 개정 문제로 논쟁이 벌어졌다. 심재철 최고위원이 "선진화법은 한마디로 소수파 발목 잡기를 제도적으로 보장한 법"이라고 하자, 남경필 의원은 "몸싸움하는 동물 국회보다는 차라리 식물국회가 낫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