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균 법무연수원장 퇴임사

노환균(56·사진·사법연수원 14기) 법무연수원장이 28일 퇴임식을 앞두고 검찰 내부 통신망에 검찰의 신뢰를 다시 쌓자는 자성의 글을 올렸다. 그는 26일 올린 사직 인사에서 "조직이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딪힌 때 떠나는 마음이 참으로 안타깝고, 돌아보니 부족함이 많아 많이 미안하다"며 "하지만 행복했다"고 했다. 그는 "작금의 위기 상황이 어디서 왔고,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깊은 통찰이 절실하다"고도 했다. 최근 벤츠 여검사·뇌물 검사·피의자 성추문 검사 등 각종 비위 사건으로 검찰 위신이 떨어진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평소 선비 정신을 강조해왔던 그는 '궁불실의, 달불리도(窮不失義 達不離道)'라는 옛 성현의 말을 인용, "선비는 아무리 궁색한 처지에 놓여도 의로움을 잃지 말고, 거침없이 나아갈 때 제 길을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며 "바로 우리 법무·검찰인의 길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 '질풍지경초, 엄상식정목(疾風知勁草 嚴霜識貞木)'이라고 적은 뒤, "세찬 바람이 휘몰아칠 때 굳센 풀을 알며, 혹심한 서리가 내릴 때 곧은 나무를 가려낼 수 있다"고 했다.

노 원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김진태 대검 차장도 내달 3일 퇴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