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일부만 크게 부각돼"
"책임총리제에 걸맞지 않게 압박하는 것 아니냐 "지적도

국무조정실(옛 총리실)은 정홍원<사진> 국무총리가 지난 12일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에) 사과하거나 대화를 하자는 것은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고 본다"고 말한 경위를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정 총리의 이날 발언은 전날인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 배치돼, 정부 내 대북 기조에 혼선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불러일으켰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12일 오후 정 총리의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청와대에서 발언 진위 등을 물었다"며 "국무조정실 측은 곧바로 경위를 보고하고 언론에 해명 자료를 냈다"고 했다. 국무조정실은 해명 자료에서 "정 총리 발언의 (전체) 취지는 발언록에도 나와 있듯 '강한 억지력을 바탕으로 하되, 북한이 진지한 대화 자세로 나온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정 총리가 대통령의 발언 취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기 생각을 밝혀 결과적으로 엇갈린 대북 정책 메시지를 준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정 총리는 전날 대통령 발언 내용을 모두 보고받았다"며 "정 총리의 일부 발언만 크게 부각돼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정 총리 발언의 전체 맥락을 청와대에 설명했고 청와대 측도 '알았다'며 이해했다"며 "이 과정에서 질책이나 잡음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정 총리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경위 파악에 나선 것이 총리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책임총리제'에 걸맞은 대우에 못 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