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 이후 50일 넘게 집에 가서 잠잔 적 없어… 'BOQ' 별칭의 숙소서 자

"내가 지금 연대 작전참모(소령급) 같다."

4성 장군 출신으로 육군참모총장과 국방부장관을 지낸 김장수<사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최근 주변에 자신의 처지와 관련해 자주 하는 얘기라고 한다. 김 실장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전날인 2월 24일 청와대에 들어와 취임 50일을 넘긴 15일까지 집에 가서 잠을 잔 적이 없다. 새 정부가 2월 25일 0시 국군통제권을 넘겨받은 후 북한은 정전협정 파기 선언, 개성공단 잠정 중단, 미사일 발사 예고 등 도발 수위를 높여왔다. 국가 안보의 '컨트롤 타워'를 맡은 김 실장으로서는 한시도 긴장을 늦출 새가 없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주로 햇빛이 들지 않는 청와대 내 '벙커'(위기관리상황실)에서 근무를 하고 잠은 경호실이 청와대 인근에 얻어준 숙소에서 잔다. 김 실장은 이 숙소를 군대식으로 'BOQ(Bachelor Officers' Quarters·독신장교숙사)'라고 부른다고 한다. 식사는 대부분 세 끼 모두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해결한다. 집에는 주말에 잠깐씩 가서 옷가지를 바꿔 돌아온다. 군대식으로 말하면 '외박'도 아니고 '외출'인 셈이다.

김 실장의 하루 일과는 북한 동향 등 안보 위협 요소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이를 평가하고 대응 방안을 세우는 일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회의가 많다. 국가안보실 산하 3명의 비서관과는 기본적으로 아침저녁으로 회의를 하고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수시로 회의를 소집한다. 정례적으로 열리는 수석비서관회의와 각종 대통령 행사에도 배석한다. 그러다 긴급 상황이 생기면 대통령에게 직보해야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안보실은 기본적으로 24시간 돌아가고 실장의 일과도 보통 밤 12시가 넘어야 끝난다"면서 "김 실장이 숙소에 머무는 시간은 4~5시간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