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인 19일 오전 국회 의원동산에서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전병헌 민주당원내대표가 상견례 장소인 사랑재로 걸어가고 있다. /전기병 기자

최경환 "야당이 삼라만상을 경제민주화에 넣으려 한다"
전병헌 "진주의료원·국정원 댓글 사건 국정조사 해야"

여야 원내사령탑인 새누리당 최경환,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선출된 지 나흘 만에 처음으로 마주 앉았다. 두 사람은 부처님오신날인 17일 서울 조계사에서 잠시 조우했으나 정식으로 마주 앉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두 사람은 덕담을 건네며 원만한 국회 운영을 다짐했지만 경제 민주화와 정치 개혁, 노동·복지 현안에 대한 입장 차이를 첫날부터 드러냈다.

두 사람은 이날 국회 의원동산 한강변에 지어진 한옥 '사랑재'에서 만났다. 최 원내대표는 "언론이 우리를 '강 대 강(强對强)'이라고 하는데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라고 했다. 전 원내대표도 "국민의 생활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다는 두 가지 원칙 외의 다른 것들은 협상하고 양보할 수 있다"고 했다.

비공개 대화에서 최 원내대표는 일자리 창출 법안 등에 대해, 전 원내대표는 각종 국정조사와 경제 민주화 법안 등을 집중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원내대표는 "가계 부채와 가습기 살균제, (프랜차이즈) 가맹점 피해 등에 대한 3대 청문회와 진주의료원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국정원 댓글 사건 국정조사 등도 언급했다. 그러나 최 원내대표는 "창조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경제 민주화에 대해서도 "야당이 모든 삼라만상(森羅萬象)을 경제 민주화에 넣으려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6월 임시국회에선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방지법 등에 대해선 최 원내대표가 '속도 조절론'을 제기하고 있다. '갑(甲)의 횡포 막기' 관련 법안에 대해선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지만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의 전면 도입 등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

특히 통상임금 법제화 문제가 향후 충돌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문제는 박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GM 회장이 "통상임금 문제가 해결되면 투자하겠다"고 말하면서 뜨거운 현안이 됐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일괄 포함하면 엄청난 혼란이 초래된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전 원내대표도 생각이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