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그런 행태 黨 깎아내려"
문재인 "행사장 방문막은건 잘못"

지도부, 23일 추도식 고민… 일단은 참석하기로 결론

민주당 비노(非盧) 성향 지도부와 열성 친노(親盧) 인사 간 충돌이 잇따르고 있다. 노출된 사건은 몇 건 안 되지만 밑바닥의 충돌 에너지는 매우 강하다. 대선 패배 책임론과 5·4 전당대회 후유증 때문이다.

김한길 대표는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남자 분이 팔꿈치를 세우고 제게 갑자기 돌진해 가슴팍이 아팠는데 가슴 속은 더 아팠다"고 했다.

전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4주기 추모문화제'에서 한 참석자가 자신을 몸으로 밀친 일을 공식 거론한 것이다. 그만큼 충격적이었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을 더 많이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그분들 역시 우리 편의 일부인데 그분들의 이런 행태가 민주당을 얼마나 깎아내리고 있는지 생각하면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지난 10일엔 김해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김 대표 등 새 지도부에게 대표적 친노 인사인 배우 명계남씨가 "노무현 대통령을 부관참시(剖棺斬屍)하지 말라"고 항의하며 욕설을 내뱉었다.

이런 일이 잇따르자 민주당 지도부는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리는 추도식에 참석할지 여부를 고민하기까지 했다. 참석하기로 결론은 내렸으나 또 충돌이 일어나지 않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특히 이날 행사 사회자가 명계남씨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몇 분이 김한길 대표의 행사장 방문을 막은 것은 크게 잘못한 일"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는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노무현의 가치는 연대"라고 했다.

민주당 최고위는 이날 대선 평가 보고서 중 '패배 책임자'의 실명을 삭제키로 했다. 친노 진영과의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