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해산 관련 國調 출석·再議 거부]

새누리 "당당하면 國調에 응하면 될 걸 왜 거부하나"
민주당 "洪막장… 정신없고 度 넘은 독불장군 정치"

"차기 대선 염두, 保守 주자로 나서려 승부수" 분석도

홍준표 경남지사는 13일 국회가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한 국정조사를 의결하자 "진주의료원은 지방 고유 사무로 국정조사 대상이 아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홍 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만일 이번에 선례를 만들면 지방 고유 사무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와 조사가 일반화할 것"이라며 "(국정조사 대상이 아니므로 내가)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나갈 의무가 없다"고 했다. 이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진주의료원 사태를 포함해 공공 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 계획서를 의결했다. 공공 의료 정상화 국정조사특위는 다음 달 13일까지 지방 의료원 운영 실태와 진주의료원 휴·폐업 문제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를 재의(再議)하라는 복지부 지시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사를 밝혔다. 홍 지사가 다음 대선을 염두에 두고 보수 진영의 대표주자로 나서기 위해 청와대와 정부, 여야 모두를 상대로 승부를 걸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권 주류도 洪 지사에 불만

여권 지도부는 홍 지사가 이날 국회와 정부의 요구를 모두 거부하자 불만의 기색이 역력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국회 특위가 활동을 (12일) 시작한 만큼 대응 수단을 거기서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다른 원내 관계자는 "(홍 지사가) 그렇게 소신 있고 당당하면 국정조사에 나와서 국민 앞에 설명하면 되지 왜 거부하느냐"고 했다.

국회 국조특위의 여당 간사인 김희국 의원은 "홍 지사가 국정조사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말할 권한은 없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홍 지사가) 끝까지 조례를 확정하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거나 집행정지 결정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진주의료원 문제에 대해선 진영 복지부 장관의 말이 곧 대통령의 뜻과 같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민주당은 홍 지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국조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용익 의원은 "정신이 없고, 도를 넘은 것"이라며 "불출석하면 3년 이하 징역, 1000만원 이하 벌금"이라고 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홍 지사가 독불장군식의 일인 독재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뜻"이라며 "홍 지사는 '홍 반장'이 아니라 '홍 막장'으로 불려 마땅하다"고 했다.

◇정치권 전체 상대로 홍준표식 승부수

현재 홍 지사에겐 우군(友軍)이 없다. 청와대·정부·여당·야당 모두와 전선(戰線)을 열고 싸우는 형국이다. 그런데도 홍 지사가 밀어붙이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 '정치인 홍준표'로서 승부수를 던져야 할 곳이라고 보기 때문이란 해석이 많다.

홍 지사 측 관계자는 "지금 지방의료원 체계는 서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민주노총의 핵심 세력인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를 위한 것"이라며 "이런 문제를 시정하자는 것인데 여당이나 청와대가 '골치 아프니 조용히 있으라'고 한다고 그에 따를 수는 없다"고 했다. 대의명분을 '민주노총 귀족 노조와 벌이는 싸움'으로 내건 것이다.

또 정치적 세(勢)에서도 일방적으로 밀리는 것 같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현 여당 지도부와 정부는 홍 지사를 말리고 있지만, 여당 의원의 절반 정도는 홍 지사를 '응원'하고 있다. 이인제 의원은 "진주의료원 사태의 본질은 강성 노조가 경영권을 좌지우지해 사태를 악화시킨 것"이라고 했다. 12일 열린 경남 의원 간담회 때는 참석 의원 14명 중 홍 지사 입장 지지와 반대가 반반으로 갈렸다고 한다. 홍 지사 측은 "새누리당 지지층의 다수는 우리를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