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인 민정기 前 비서관 밝혀
"과거에도 가압류당한 적 있어 특별히 힘든 기색은 없어"

전두환 전 대통령은 16일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7시간 동안 진행된 검찰의 압류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고 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이 전했다. 민 전 비서관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전 전 대통령 내외분이 검찰의 압류 집행 현장에 입회했다"며 "전 전 대통령은 검사에게 '수고가 많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이런 일을 보여서 국민에게 면목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검사를 통해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을 전한 것"이라며 "검찰이 과거에도 가압류를 한 적이 있고 처음 겪는 일도 아니어서 특별히 힘든 기색은 비치지 않으셨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나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과 가까운 다른 사람들은 입을 닫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전 전 대통령은 이제 정치적으로 의미가 있는 인물이 아니지 않으냐"며 "따로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민정기 전 비서관은 5공 시절 청와대 공보비서관을 했고, 전 전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대외 창구 역할을 줄곧 맡아왔다. 1996년 검찰의 전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 당시 민 전 비서관 집도 압수수색을 받았다. 전 전 대통령이 국내외 여행을 가거나 골프를 칠 때 대부분 동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