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한 기자

[광동제약 창업주 최수부 회장 별세]
어제 강원도 골프장서 심장마비로 숨진 채 발견

최수부(崔秀夫·78·사진) 광동제약 회장이 24일 휴가 중 강원도 평창의 용평리조트 골프장 욕탕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최 회장은 한방 과학화의 선구자로 꼽힌다. 1963년 한약재의 본거지인 중국 광둥성(廣東省)의 이름을 따 광동제약의 모체인 '광동제약사'를 설립했다. 창업 전 한방 보약인 경옥고 외판원으로 일한 경험을 살려 한방 의약품에 집중해 큰 성공을 거뒀다. 광동쌍화탕, 우황청심원 등이 대표 상품이다.

최 회장은 최상품 우황만 고른다는 '최씨 고집' 광고로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졌다. 실제로 정부가 쌍화탕 가격 인하를 유도할 때 오히려 더 좋은 재료를 쓰고 가격을 올리는 '고집'을 부리기도 했다.

광동제약은 1999년 부도 위기 이후 음료 시장에 진출해 비타민C를 마시는 음료로 만든 '비타500'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최 회장은 "음료의 핵심은 맛"이라며 비타500 시제품 맛을 일일이 검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옥수수수염차의 성공에 이어 최근에는 생수인 제주삼다수도 판매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음료에서 나오고 있다. 그래도 약품 개발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아 2008년 신약 개발 전문 연구소를 설립하고 천연물 비만 치료제 개발 등을 진행했다.

최 회장은 일본 후쿠오카현(縣)에서 태어났으며, 최종 학력은 소학교(초등학교) 4학년이다. '조선인'이라며 놀리는 일본 학생들을 때려눕히는 바람에 학교를 그만뒀다고 한다. 해방 후 귀국하자 가세가 기울어 어릴 때부터 장사에 나섰다. 한 번 맺은 인연은 끝까지 가는 성격으로, 한약 보약 외판원 시절 처음으로 물건을 사준 양복점에서 20년 넘게 옷을 맞췄다고 한다.

1996년 국민훈장 목련장, 2002년 노동부 남녀고용평등 우수상을 받았다. 최 회장의 후계자로는 서울대와 일본 게이오(慶應)대를 졸업하고 경영을 도와온 아들 최성원(44) 사장이 유력하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일희(朴一喜·71)씨와 아들 성원, 딸 진선·행선·지선·지원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8일 오전 6시 30분. (02)3010-2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