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엄밀히 보면 증세 아니야"

청와대 조원동<사진> 경제수석은 9일 전날 발표된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봉급생활자에게 '세금 폭탄'이 될 것이란 비판에 대해 "근로소득자를 때려잡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은 분이 결과적으로 세금을 더 많이 내게 하는 구조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수석은 그러나 연봉 3450만원 이상 샐러리맨 434만명의 세 부담이 늘게 된 데 대해서는 "참 죄송스러운 부분이다. 입이 열 개라도 다른 설명은 못 드린다"면서도 "아무래도 다른 분들보다 여건이 나은 봉급생활자들이 마음을 열고 받아 주기를 읍소드린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이해를 해달라. 아무래도 봉급생활자들은 다른 분들보다 여건이 낫지 않으냐"고도 했다.

조 수석은 "국민의 여러 의견이 담겨 수정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9월 정기국회 통과까지 많은 수정·보완 과정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그러나 '증세(增稅)를 하지 않겠다고 한 대선 공약 위반'이란 지적에 대해 "증세는 새로운 세목을 신설하거나 세율을 인상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분명히 증세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공약 재원 마련 방법으로 지하경제 양성화, 비과세 감면 축소를 얘기했고 이번 세제 개편안이 바로 비과세 감면 축소"라며 "창의적 방법으로 개선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프랑스 루이 14세 당시 세금 정책인 '세금을 걷는다는 건 거위가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깃털을 살짝 빼내는 것'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명백한 세목 증가, 세율 인상은 경제 활력을 저해하는 걸로 보고 그런 게 아닌, 마치 거위에게서 고통 없이 털을 뽑는 방식으로 해보려고 한 게 이번 세법 개정안의 정신"이라고도 했다.

조 수석은 "봉급생활자만 대상으로 비과세 감면을 축소한 것은 아니고 기업에 대해서도 그렇게 했다"며 이번 세제 개편안으로 더 확보되는 돈에 대해 "기업이 55%, 개인이 40%를 부담하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