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준(왼쪽), 박원순.

동작구 신년회서 뼈있는 농담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과 민주당 소속의 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서울시장 선거를 놓고 뼈 있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정 의원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당내에선 여전히 '차출설'이 제기되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서울 동작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동작구 신년인사회에서 마주쳤다. 정 의원은 동작구(을)가 지역구다. 박 시장은 축사 겸 인사말에서 "요즘 서울시장 선거에 대해 언론을 비롯해 다들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정 의원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는 "정 의원을 오래전부터 잘 알고 있는데, 정 의원같이 멋진 분과 (서울시장을 놓고) 경쟁하면 좋겠다"며 "그런데 정 의원이 축구 하나는 정말 확실하게 나보다 잘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그러자 정 의원도 인사말에서 "사실 나는 (서울시장) 얘기를 안 하려고 했는데, 박 시장이 먼저 이를 꺼내서 말하겠다"면서 "(박 시장이) 축구 하나는 내가 박 시장보다 잘한다고 했는데, 우리말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있다. 내가 왜 축구 하나만 잘하겠느냐"라고 했다. 그는 이어 "나도 서울시를 위해 봉사했으면 하는 생각을 왜 안 해봤겠느냐"라며 "내가 시장 (선거에) 안 나가겠다고 하니까 혹시 박 시장이 너무 안심하는 거 아니냐. 안심하지 말고 더 열심히 일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너무 안심하지 말라'는 정 의원의 말이 전해지자 새누리당에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던 정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은 것 아니냐"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정 의원 측 관계자는 "박 시장에게 선거만 신경 쓰지 말고 주어진 기간 동안 시장 일을 열심히 하라는 의미였을 뿐"이라며 "서로 농담을 주고받은 거다. 오늘 행사 이후 두 사람 모두 웃으면서 악수하고 헤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