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영(李文永·87·사진) 고려대 명예교수가 지난 16일 오후 6시 3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서울 출신인 고인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 대학원(석사)과 고려대 대학원(박사)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1967~1992년 고려대 교수를 지냈으며, 아시아태평양재단 이사장, 함석헌 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을 지냈다.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 서명, 1979년 YH사건, 1980년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 등으로 4년 6개월 동안 옥고를 치렀으며, 3차례 고려대 교수 자리에서 해직당했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가택 연금 상태에서 고인에게 비밀 편지를 보낸 적이 있는데, 폭 10㎝ 안팎 종이에 깨알 같은 글씨로 '신군부에 맞서 비폭력 투쟁 중심으로 정권을 잡자' 등의 내용을 적은 뒤 볼펜 속에 말아 전달했다. 저서로 '자전적 행정학' '논어' '인간 종교 국가' 등이 있다.

유족은 아들 선표(경기대 인재개발원장)씨, 딸 현아(미 실리콘밸리 한미봉사회 관장)·선아(주부)씨 등 1남 2녀와 사위 이영석(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전무이사)·장이권(이화여대 교수)씨 등이 있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은 20일 오전 10시. (02)923-4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