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비서실장과 국회 사무총장 등을 역임한 변호사 선우종원(96·사진)씨가 지난 8일 별세했다.

선우씨는 평안남도 대동 출신으로 1942년 경성제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1943년 고등문관시험 사법과에 합격했다. 광복 직후인 1946년부터 서울지검 검사로 활동하면서 남로당 수사에 착수하자 북로당으로부터 '사상 검사'라며 암살 위협을 받기도 했다. 또 6·25전쟁 중에는 치안국 정보수사과장과 장면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일하면서 전쟁 중 혼란을 수습하는 데 힘썼다. 그러나 전쟁 직후 이승만 대통령의 3선 개헌에 반대하다 8년간 일본에 망명했다.

그는 1960년 귀국해 한국조폐공사 사장을 맡아 공직에 복귀했지만 5·16 쿠데타 직후엔 반(反)혁명 인사로 몰려 2년 반 동안 수감됐다. 1971년부터 1976년까지 국회 제9·10대 사무총장으로 여의도 국회의사당 건립을 추진했고, 이후 평화통일자문회의 부의장, 이북5도 행정자문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통일 운동을 해왔다.

유족으로는 아들 선우중호 전 서울대 총장과 재호(사업가)·찬호(재미 변호사)·진호(재미 과학자)·석호(홍익대 경영학부 교수), 딸 정자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은 11일 오전 7시 30분. (02)2072-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