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관련 '공직자 무사안일' 강력 비판]

① 선박 수입부터 침몰까지 전 과정 규명
② 국민정서 고려… 사고 수습 후 장관 바꿀 듯
③ 좀 더 강력한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 필요
④ 거짓말·유언비어 진원지 끝까지 추적
⑤ '봐주기 관행' 핵심고리로 해운조합 지목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세월호' 사고 수습과 관련된 대책들을 쏟아냈다. 박 대통령은 공직사회의 무사안일주의에서 해운업계의 구조적 문제점까지 일일이 짚었다.

①세월호 수입에서 침몰까지 전(全) 과정 규명

박 대통령은 세월호 선박 수입(輸入)에서부터 면허 획득, 시설 개조, 안전 점검, 운항 허가 절차를 열거하며 "단계별로 책임 있는 모든 사람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20년이 다 된 노후 선박을 구입해 운항하면서 인원을 더 태우겠다고 선박 구조까지 변경했는데 안전 점검은 제대로 했는지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또 안개가 짙었던 사고 당일 다른 선박과 달리 세월호만 2시간30분 늦게 출항한 이유도 짚어야 한다고 했다.

②자리 보전만 하려는 공무원 퇴출

박 대통령은 "헌신적으로 근무하는 공무원들까지 불신하게 만드는, 자리 보전을 위해 눈치만 보는 공무원들은 우리 정부에서는 반드시 퇴출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7일 (청와대 수석) 회의 때 위기관리 매뉴얼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이 국민에게 불신받고 책임 행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면 그 책무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고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박 대통령은 이번 사고 이후 일부 공직자들의 처신에 크게 실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더 이상의 실수는 용납되기 어려울 정도로 민심이 심상치 않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올 초 집권 1기 내각을 계속 끌고 가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국민 정서를 고려, '사고 수습 후 개각(改閣)'을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여권 일각에서도 "내각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③재난 대응 시스템 재구축

이번에 드러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사고 초기 대책본부가 10여개에 이르는 등 지휘 체계에 혼선이 빚어졌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지금 중대본(중앙재해대책본부)이 있지만 이번에 보니 위기시 현장과 부처 간 협업과 통일된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다 강력한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안행부 장관은 자연재해, 대형 화재, 비행기 사고, 해상·교통 사고 등 과거 전형적인 대형 사고를 철저히 분석해서 대책반 구성과 현장 구조, 사고 수습, 언론 대책을 포함한 유형별 대책을 다시 만들라"고 지시했다.

④유언비어 진원지 끝까지 추적

최근 SNS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각종 루머에 대해 박 대통령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이런 거짓말과 유언비어의 진원지를 끝까지 추적해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재난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과 선박 안전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 것과 관련해 "국민 안전을 지키는 일에는 정부와 국회,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조속한 처리를 부탁했다.

⑤해운업계의 고질적 '봐주기 관행' 지적

박 대통령은 해운업계 비정상적 관행의 핵심 고리로 '해운조합'을 지목했다. 그는 "구명정 46개 중에서 펼쳐진 것은 하나뿐이었는데 어떻게 지난 2월 안전 점검을 통과했는지, 청해진해운이 화물 적재 중량을 허위 기재했고 화물 결박을 부실하게 했는데 어떻게 점검을 통과했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