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26일 박근혜 대통령이 정홍원 국무총리를 유임시키기로 한 데 대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외면한 것"이라며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총리 한 분을 추천할 능력이 없는 무능한 정권이라는 것을 자인한 꼴"이라며 "정 총리 유임이라는 미봉책을 거둬들이고, 세월호 참사 이후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새로운 총리를 지명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정홍원 총리는 세월호 사태의 책임을 지고, 세월호 이후에 우리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 능력이 없다고 스스로 사퇴한 분"이라며 "이런 분을 유임시키는 것은 과연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이후 우리 국민이 바라는 근본적 변화를 이끌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한마디로 어이없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 달라진 대한민국 만들겠다는 각오는 거짓이었나? 대통령의 눈물은 악어의 눈물이었나?"라고 했다. 그는 이어 "세월호 참사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 잊겠다는 것, 무능·무기력·무책임한 3무(無) 정권"이라며 "과연 바람 빠진 타이어로 대한민국 자동차가 제대로 굴러갈까"라고 썼다.

박지원 의원은 트위터에서 "세월호는 어디 가고 대한민국에 총리 한 사람 못 찾을까. 해외 토픽감"이라고 썼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이날 당 상무위 회의에서 "기막힌 인사다. 개혁 포기 선언이며 국정 운영 능력 상실을 고백하는 것"이라면서 "말 그대로 레임덕이 시작됐고, 그 누구도 아닌 박 대통령이 자초한 일"이라고 했다. 노회찬 전 의원은 "음식 상한 것 같다며 다시 해오라니까 먹다 남은 음식 내오는 꼴"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