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장관 후보자 청문회]

-표절 의혹 등 否認
"당시 學界 문화 감안해달라… 내 이름만 논문 올린 건 실수"
"주식 내부자 거래? 손해만 봐… 5·16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자진 사퇴는 못한다"
"대통령에게 선택 못 받으면 버려진 카드가 되는 것"

김명수(金明洙·66)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문 표절과 연구 실적 부풀리기 등 자신에 대해 제기된 각종 의혹과 관련, "당시 학계 문화나 분위기 등을 충분히 감안해 판단해줬으면 한다"며 "일부 과장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자진 사퇴하라는 야당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공세가 이어지자 "선택을 못 받으면 버려진 카드가 되는 것"이라고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표절 등 의혹 대부분 부인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제자 논문 가로채기 등 연구 윤리 관련 의혹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제자 논문을 축약해 학술지에 게재하면서 단독 저자로 올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만 "실수였다"며 사과하고, 그 밖의 의혹은 대부분 부인했다.

김 후보자는 또 사교육 업체 주식 투자의 적절성 논란에 대해서는 "자유시장경제에서는 누구다 다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내부자 거래 의혹에 대해서는 "오히려 손해를 봤다"고 답했다. 〈표 참조〉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를 '논문 표절왕' '무자격자' 등으로 규정하고 자진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이미 국민의 신망을 잃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물러나는 것이 도리 아니냐"는 새정치연합 박홍근 의원 질의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후 8시 이후 속개된 청문회에서 새정치연합 조정식 의원이 다시 한번 자진 사퇴 의사를 묻자 김 후보자는 "여기서 제가 답변할 수 있는 것은 하나밖에 없다"며 "일단 (청문회를) 마치고 사퇴하든가 어떻게 하든가는 그때 가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설훈 교문위원장이 "지금 사퇴할 생각은 없지만 청문회가 끝나면 사퇴할 수 있다는 것이냐"고 다시 물었다. 김 후보자는 "(자진 사퇴는) 아니다"면서도 "(대통령에게) 선택을 받게 되면 사퇴가 아니고, 선택을 못 받으면 그냥 카드가 버려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새누리당 박창식 의원이 "사퇴 여부는 청문회가 다 끝난 다음에 여야 위원들의 판단을 기다린다는 뜻이냐"고 물었고, 김 후보자는 "그렇다"고 말했다.

◇"전교조, 법외 노조 판결 따라야"

김 후보자는 법원의 전교조 '법외 노조' 판결과 관련, "법 판단에 의한 것은 법에 맞춰야 한다"며 "우리 교육이 정치 편향적, 이념 편향적 교육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저쪽이든 이쪽이든 관계없이 이념 편향적인 것은 문제"라면서 "낮은 자세로 임하여 전교조와 대화·소통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교육부 장관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교육정책이 무엇이냐"는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 질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 교육'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구체적인 정책을 묻자 김 후보자는 "구체적으로는 아직 없지만 충분하고 다양한 (교육부) 인력이 있으니 좀 더 깊은 생각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혜자 의원 등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교육 철학이 빈곤하고 소통 능력도 없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5·16 군사정변에 대한 견해를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는 "세계적으로 최빈국의 하나였고 사회상이 상당히 어지러웠기 때문에 불가피한 것 아니었을까 생각했다"며 "훗날 다시 판단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이날 질의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거나 불성실한 답변으로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그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의 뜻을 묻는 새정치연합 박홍근 의원의 질의에 몇 차례 되물어본 뒤 교육부 직원들에게 "뭐라고?"라고 묻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배재정 의원의 질의 중간에는 "30초만 숨을 쉴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