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정감사]

金실장 "10시에 첫 보고받아… 境內 어디 계셨는지 위치는 대통령 경호상 밝히지 못해"
출근하지 않았다는 野 의혹에 "아침에 깨는 게 출근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방문해 내린 지시까지 포함해 총 7시간 동안 7차례에 걸쳐 구두 또는 전화로 지시를 내렸다고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28일 밝혔다. 그러나 지시 당시 대통령의 위치에 대해선 "당일 외부 행사가 없었기 때문에 청와대 경내에 계셨지만 정확한 위치를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김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의 '박 대통령이 참사 당일 몇 시에 어떤 지시를 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인 4월 16일 오전 10시 국가안보실로부터 최초 보고를 받은 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오후 5시 15분까지 7시간여 동안 7차례에 걸쳐 직접 또는 전화로 필요한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대통령은 최초 보고를 받은 지 15분 뒤 당시 (김장수) 안보실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 여객선 내 객실 등을 철저히 확인해 누락 인원이 없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고 했다. 김 실장은 이어 "7분 뒤인 10시 22분에는 다시 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샅샅이 뒤져 철저히 구조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며 "이어 10시 30분에는 해양경찰청장에게도 전화해 '안보실장에게 지시한 내용에 더해 해경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을 추가 지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오후 2시 50분 '190명 추가 구조 인원은 잘못된 것'이라는 정정 보고가 올라오자 7분 후 안보실장에게 전화해 통계 혼선에 대해 재차 확인했다고 김 실장은 설명했다.

그러나 김 실장은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동선에 대해선 "대통령이 근무하시는 청와대는 비교적 제한된 지역"이라며 "위성에서도 내려보고 무인기가 서울 상공에서 촬영하고 있기 때문에, 지나간 일이어도 대한민국 국가원수의 위치와 관련해 정확한 특정 시간과 위치를 말씀드리는 것은 장차 경호상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말씀드리지 못한다"고 했다.

'야당이 대통령이 출근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한다'는 질문에 김 실장은 "대통령은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출근이고 주무시는 것이 퇴근"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관저에 있었기 때문에 위치를 밝히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이 집무할 수 있는 공간이 관저, 본관, 위민관 등 여러 곳에 있다"며 "그러나 그 시점에 어느 곳에 있었는가는 경호상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김 실장은 7월 운영위에 출석해 '대통령이 어디 계신지 모른다'는 취지로 답한 것에 대해선 "위치를 말씀드릴 수 없다는 뜻이었는데 정확히 전달 못 됐다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안전행정부 장관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데 왜 대통령이 안행부 장관에게는 전화 한 번 안 했는지 이해 불가"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현장 구호 책임자가 해경청장이었기 때문에 직접 현장으로 전화한 것"이라고 했다. 새정치연합 서영교 의원은 "오전 11시 24분에 '전원 구조 오보'라고 방송에 떴는데 도대체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뭘 보고한 것이고, 대통령은 뭘 보고받은 것이냐"며 "위급한 상황에 대해 대통령에게 제대로 전달 안 된 것이 아니냐는 국민적 의혹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고 했다. 서 의원은 또 "대통령이 보고를 이렇게 많이 받았는데 왜 오후 5시 15분에 중대본에 와서 '구명조끼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든가'라는 뜬금없는 얘기를 한 거냐"고 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