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면 인사혁신처장 인터뷰]
"삼성엔 좋은 人材양성 시스템 있어… 공무원도 승진·보상 등 동기를 줘야"

이근면〈사진〉 인사혁신처장은 19일 "국가가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공무원들의 역할이 선구자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 19층 집무실에서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시대 변화에 맞게 공무원상(像)도 재정립돼야 하는 것이 시대적 소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처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혁신을 목표로 신설된 인사혁신처 초대 처장에 선임된 데 대해 "인사혁신처에 '혁신'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 눈높이 수준까지 혁신하고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것이 장기적으로 국가의 미래, 나아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나라의 기초를 다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삼성그룹에서 30년 넘게 인사 업무를 담당했다. 이와 관련, 이 처장은 "모든 성공한 조직들의 공통점은 '좋은 사람이 있었다'는 점 단 하나"라며 "삼성은 좋은 사람을 양성하는 세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거기엔 오직 실력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삼성에서 스타가 된 분들은 탁월한 업적과 두각을 나타낸 분들"이라며 "삼성엔 그것을 할 수 있는 풍토가 있는데 승진과 책임, 성과와 보상 등이 같이 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처장은 기업의 인사 시스템을 정부 조직의 인사에 적용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공공성이란 공직의 특수성은 결코 무시될 수 없는 가치 중 하나지만, 국민 모두의 바람은 효율적인 정부, 경쟁력 있는 공무원이 아니겠는가"라며 "거기서 접점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들의 복지부동 행태에 대해서는 "누군들 잘하고 싶지 않고 승진하고 싶지 않겠는가"라며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 오래 걸리겠지만 스스로 열심히 잘할 수 있는 풍토와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했다. 이 처장은 "관피아란 말을 없애면 제일 좋겠지만, 공무원들의 전문성을 살린 제2의 길까지 완전히 막혀서는 곤란하다"면서 "그런 점을 고려하되 지금까지의 적폐는 빠른 시일 내에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상 청와대가 인사를 하는 상황에서 인사혁신처의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디까지가 서로 분담이 돼 있느냐는 봐야겠지만, 결국은 한 몸으로 가지 않겠는가"라며 "각각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훌륭한 사람들이 훌륭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넓은 인사, 올바른 인사라는 평을 들을 수 있도록 풍토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했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선 "이 시점에 왜 그것이 필요했는가가 중요하다"면서 "미래의 대한민국과 공무원 전체에 연관된 문제이고 국민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인사의 혁신은 대한민국의 혁신"이라며 "그러나 인사혁신처의 힘만으로 되지는 않고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함께 성공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다. 인사혁신처와 국민안전처는 이날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출범식을 개최하고, 업무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