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15년 경제정책 방향 발표
가을부터 새 학년 시작 '9월 신학기制' 도입 검토
비정규직 등 노동시장 개혁… 정규직 과보호 완화
朴대통령 "개혁은 우리의 사명이자 운명이고 팔자"

새 학년을 9월에 시작하는 '9월 신학기제' 도입을 내년부터 정부가 본격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해외 근무나 연수, 해외 인력의 국내 취업 등이 늘어나는 점을 반영해 미국 등 주요국이 채택하고 있는 제도로 변경하려는 것이다. 9월 신학기제가 도입될 경우 봄방학은 없어지고, 겨울방학은 한 달 정도로 줄어드는 대신 여름방학은 6월 말부터 2개월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대학생의 경우 이 기간 동안 기업의 인턴사원 등으로 근무해 실질적으로 취업을 준비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또 기업들의 정규직 채용 기피 등으로 임금과 근로 조건 등이 열악한 비정규직이 6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왜곡된 노동시장 개편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기간제 등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를 만들고,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를 완화하는 방안 등이 추진된다.

고령화로 연금 지급 대상이 급증,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4대 연금 개혁도 내년부터 가속화된다. 해를 넘긴 공무원연금은 상반기 중에 매듭을 짓고 사학연금은 내년 6월까지, 군인연금은 내년 10월까지 정부가 개혁안을 발표키로 했다. 또 정부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배 구조 개편 방안을 내년 3월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 분야에서는 벤처 투자 확대, 사모(私募) 펀드 규제 철폐 등을 통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나 일자리를 늘리는 데 쓰이지 못하고 잠자고 있는 돈이 제대로 돌 수 있도록 하는 방안들이 마련된다.

정부는 22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교육·노동·금융·공공 분야 등 4대 구조 개혁을 중심으로 하는 '2015년 경제정책 방향'을 확정해 발표했다.

정부가 이처럼 경제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개혁을 전면적으로 추진키로 한 것은 선거가 없는 해인 내년이 표를 의식하지 않고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노동시장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라며 "서로서로 기득권을 조금씩 내려놔야만 고통 분담에 기초한 사회적 대타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물은 100도에서 끓는데 어떤 사람은 99도까지 노력해 놓고 마지막 1도를 채우지 못해 실패하기도 한다"면서 "노동과 금융, 연금, 교육, 주택, 공공 기관 개혁 등을 해결하는 것은 이 시대 우리의 사명이자 운명이고 팔자다.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