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高강도 司正 가속화 예고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이번에야말로 비리의 뿌리를 찾아내 그 뿌리가 움켜쥐고 있는 비리의 덩어리를 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3기(期) 내각 각료들이 처음으로 전원 참석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비단 국방 분야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각 부문에서 켜켜이 쌓여온 고질적인 부정부패에 대해서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이 부패 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힘에 따라 지난 13일 이완구 국무총리 담화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고강도·전방위 사정(司正)'은 더욱 속도가 붙게 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이 총리에게 "이번에 국무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부패 청산은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말고 국민과 나라 경제를 위해 사명감으로 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내각에는 "각 부처는 향후 30년의 성장을 위한 토양을 새롭게 한다는 각오로 부패 척결에 범(汎)정부적인 역량을 집결해달라"고 지시했다. 작년 11월부터 수사돼 결과가 나오고 있는 방산(防産) 비리에 대해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사리사욕을 채우려 했던 범죄"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공정한 경쟁과 보상을 왜곡하는 부정부패를 '늘 그래 왔던 관행'이나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사업 방식이다', 이런 식으로 방치할 순 없다"면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도 이것은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는 검찰이 일부 대기업들에 대해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본격 내사 중인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박 대통령은 "이런 관행을 바로잡지 않으면 경제를 살려냈다고 하더라도 제자리걸음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렇다 할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는 더더욱 깨끗한 정부, 청렴한 인재,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을 대한민국의 경쟁력으로 발전시켜야 하겠다"고도 했다. 부정부패 척결의 명분으로 '국가 경쟁력의 제고(提高)'를 내세운 것이다. 구(舊)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표적 사정' 논란도 개의치 않겠다는 뜻이란 해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