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지사, 검찰 조사 내용에 반박 ]

"지금껏 1원이라도 받았다면 내 모든 계좌 추적에 동의"
"한달간 오욕의 시간 보내… 이젠 이완구 前총리에 가라"

홍준표(61) 경남지사는 10일 본지 인터뷰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의혹에 대해 "받지 않았다. 받을 이유도, 줄 이유도 없다"며 "돈 전달자가 '배달 사고' 책임을 피하려고 계속 만들어내는 거짓말에 검찰도, 언론도, 국민도 혼란에 빠진 것"이라고 했다. 홍 지사는 이날 취재진에게 "20년 정치 생활 동안 불법 정치자금 1원이라도 받았다면 내 모든 계좌 추적에 동의하겠다"면서 "한 달 동안 언론의 사냥감이 돼 오욕의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3000만원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전 총리에게 가보라"고도 말했다.

―1억원 수수 의혹 어떻게 조사받았나.

"검찰이 구체적인 범행 일시와 장소를 특정하지 않았고, 묻지도 않았다. 그저 '경선을 앞두고 성 전 회장과 윤승모(52) 전 경남기업 부사장과 만난 적이 있느냐'만 물어서 '없다'고 답했다. 오히려 내가 '언제, 어디서 줬다고 합니까'라고 물었더니 '5~6월쯤으로 하면 안 되겠습니까'라고 하더라."

―돈을 안 받았다는 걸 입증할 방법이 있나.

"2010년부터 2012년 5월까지 꼼꼼히 정리된 일정표가 있다. 윤씨는 2010년 당 대표 경선 때 캠프 공보실장을 했으니 수차례 만났고, 선거에서 진 후에는 안 봤다. 1년도 훨씬 지나 2011년 11월 2일 성 전 회장과 윤씨가 함께 당 대표실에 찾아와 10분 정도 만났다. 성 전 회장이 '고향 후배인데 정치를 하려고 하니 잘 좀 키워 달라'고 부탁해 건성으로 '알았다'고 답했다."

―윤승모씨가 배달 사고를 냈다는 건가.

"가능성이 충분하다. 윤씨가 성 회장의 또 다른 배달 사고를 낸 정황 증거가 확보돼 있다. 성 전 회장이 병원에 입원 중인 윤씨를 찾아가 1억원 전달설을 다시 물은 것도 배달 사고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윤씨에 대한 '진술 회유' 의혹은?

"그런 사실이 없다. 회유자로 지목된 김모씨는 내 측근도 아니고, 나랑 연락하는 사이도 아니다. 오히려 당 대표 경선 때 다른 후보를 지원해 사이가 안 좋은 사람이다."

―검찰이 기소나 영장을 검토한다는데.

"'언제, 어디서 1억원을 받았습니까'라는 질문조차 없이 기소니 영장이니 운운한다니 기가 막힌다. 만약 이대로 성급하게 사건을 종결하면 검찰은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한번 두고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