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민이는 온실속 화초처럼 커서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최경환·靑특보, 의원들에 전화… 사퇴案 통과 협조 요청

유승민 원내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가리게 될 8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와 관련, 지도부는 가급적 표결 없이 '사퇴 요구'로 결정하고 빨리 끝내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비박계 의원 일부는 "의총서 반드시 표결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김무성 대표는 의총 진행 방법과 관련, 7일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사퇴 권고 결의안'을 미리 지도부가 만들어서 의원들에게 제시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에 대한 의원들 의견을 들어보고, 찬성이 많이 나오면 표결 없이 채택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에 대한 불신임 성격의 발언을 쏟아낸 직후 열린 의총에서도 이 같은 방식으로 표결 없이 재신임을 결정했었다. 김 대표는 불가피하게 의총까지 가게 된 상황을 의원들에게 설명하면서 "승민이는 온실 속의 화초처럼 커서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도부 구상과 달리 의총에서 유 원내대표 사퇴 반대 발언이 많이 나온다면 표결로 가게 될 가능성도 있다. 친박계에서는 "사퇴 찬성론자가 100명 가까이 된다"며 "표결로 가면 당연히 사퇴"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 측은 "자진 사퇴를 바라는 의원은 그 정도일 수 있지만, '강제 사퇴'에 표를 던지라고 한다면 결과는 다를 수 있다.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반면 김무성 대표 측은 "표결로 가는 건 무슨 수를 쓰든 막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친박(親朴)계 핵심인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대통령 정무특보 등이 이날 저녁 중립 성향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결의안 통과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친박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은 의총의 명칭이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의 건(件)'에서 '거취에 관한 논의의 건'으로 변경된 데 대해 김 대표에게 강력 항의하기도 했다.

반면 원내부대표단은 퇴근 직전 모임을 갖고 "사퇴를 매듭지으려면 표결에 부쳐야 한다"는 데 대체로 뜻을 모았고, 일부 비박계 의원들은 저녁 회동을 갖고 "유 원내대표를 사수하자"는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