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인사들도 유승민 호평, 여당 지지층에선 3위 그쳐
"야당의 여권 분열 노림수"

최근 야권(野圈)에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의도적으로 띄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여론조사 회사 리얼미터의 여권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에서는, 유 의원이 김무성 대표를 꺾고 1위를 했다. 특히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서 27.2%의 지지를 보내 유 의원이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유 전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지지층에선 김무성 대표(38.7%)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11.4%)에 이은 3위(10.1%)였다. 이념 성향으로 볼 때도 유 의원에 대한 보수층의 지지율은 8.6%에 그쳤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여야 대선 주자를 한꺼번에 묻지 않고 여권 주자만 조사 대상에 올림으로써 야권 지지층이 유 전 원내대표에게 쏠리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유 전 원내대표를 결과적으로 돋보이게 만든 조사 결과였다"고 했다.

야권 인사들도 여권 분열을 부추기려는 듯 유 전 원내대표를 호평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유 전 원내대표가 사퇴한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대표 연설을 비롯, 유 전 원내대표가 해온 행보를 보면 그래도 새누리당을 아주 건강하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9일 당 회의에서 "'배신자 유승민'이 대통령의 뜻대로 쫓겨났다"고 했다. 이전에도 이 원내대표는 유 의원을 '나무'로 표현하면서 "바람이 지나면 나무는 그대로 서 있다. 자기 갈 길을 가라"고 했었다.

새정치연합은 청와대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기 전에는 "협상을 제대로 못한 유승민은 사퇴하라"고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하지만 정작 이 문제가 여여(與與) 싸움으로 번지자 태도를 바꿔 오히려 유 의원을 감쌌다. 최근에는 당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유 의원의 사진을 걸고 "이제 좀 안심이 되시는가"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 윤성이 경희대 교수는 "유 의원이 대통령과 더 싸우라고 야당이 이간질용, 분열용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라며 "유 의원 입장에서도 순교자처럼 대우해주고 지지해주니까 당장은 즐길 수 있지만, 길게 보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