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순천 음악제 깜짝 참석
추석 땐 정계복귀 요청에 "저녁이 있는 삶, 다시 부르자"

"'저녁이 있는 삶', 그 노래나 다시 한 번 부릅시다."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사진〉 고문이 지난달 말 추석 때 서울에서 지인들과 만났다. 술 몇 잔이 돌고서 손 고문은 자신의 2012년 대선 경선 구호이자 노래로도 만들어진 '저녁이 있는 삶'을 부르자고 제안했다. 몇 명은 손 고문에게 정계 복귀 필요성을 언급했고, 다른 사람은 "총선 때 발판을 마련해야 다음 대선에 도전할 수 있다"고 했다. 손 고문은 여기에는 답하지 않은 채 묵묵히 이야기만 듣다가 '저녁이 있는 삶'을 불렀다.

작년 8월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의 흙집으로 들어간 손 고문이 지난 17일 전남 순천에서 열린 순천만 국가 정원 음악 행사에 참석했다. 이 음악제의 감독을 맡은 순천대 박치음 교수의 초청에 따른 참석이라는 것이 손 고문 측 설명이다. 박 교수는 '저녁이 있는 삶' 노래를 만든 주인공이다.

이에 대해 손 고문 측은 "박 교수에 대한 인간적 의리를 지킨 것일 뿐, 정치 활동과는 무관하다"며 "흙집에서 보낼 두 번째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땔감용 장작과 솜이불도 마련했다고 한다.

야권 관계자들은 "야권 재편이 본격화될 총선 이후쯤 본격적인 활동 재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