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紙와 인터뷰…"믿고 맡겨달라"]
"이 교과서론 애들 못 가르쳐… 國定·檢定은 그 다음 문제"

"지금 검정교과서 체제선 집필진이 수정명령 안들어"
"국정화는 윗선 뜻이라고 文대표에게 말한적 없다"

황우여〈사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8일 "현행 검정제하에선 교육부가 정당한 수정 명령을 하더라도 일부 집필진이 이를 거부하고 소송을 반복해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며 "부분 수정만으론 균형 잡힌 좋은 교과서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황 부총리는 이날 본지 기자와 만나 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필요성을 이같이 설명하면서 "집 자체가 기울어져 있으면 지붕이나 벽을 조금 손본다고 튼튼한 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 부총리는 야당이 '국정교과서 반대'를 주장하는 데 대해 "오히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포함한 야당에 '우리 아이들에게 계속 이념적으로 편향된 교과서를 가르치자는 거냐'고 되묻고 싶다"며 "지금은 어떻게 하면 좋은 교과서를 만들지 동참해 함께 생각하고 고민할 때"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저와 교육부가 더 이상 이념적 편향이 없고 헌법 가치에 충실한 역사 교과서, 정쟁과 갈등을 뛰어넘는 역사 교과서를 꼭 만들겠다"면서 "믿고 맡겨 달라"고 말했다.

황 부총리는 전날 문 대표가 국정화 반대 집회에서 "황 부총리가 '(국정화는) 내 뜻이 아니라 윗선의 뜻'이라고 했다"고 발언해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선 "그런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며 "역사 교과서 개발을 책임진 주무 장관을 정쟁(政爭)의 장으로 끌어들여 혼란을 야기하려는 시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황 부총리는 여당으로부터 '그동안 국정화 문제에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해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주무 장관으로서 공론화 과정이나 예고 기간을 거쳐야 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국정화 추진'으로 정부 방침이 정해지고 예고가 이뤄진 만큼 올바른 역사 교과서 만들기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황 부총리는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했다. 인터뷰는 그가 회의실을 드나들 때와 회의를 마치고 나갈 때 등을 이용해 이뤄졌다. 다음은 황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국정 교과서 문제로 사회 갈등만 부추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국정이냐, 검정 강화냐는 수단의 문제다. 본질은 이념적으로 편향된 교과서를 미래 세대인 우리 아이들에게 계속 가르칠 것이냐에 있다."

―야당은 '국정화 교과서 저지'를 더 강하게 밀어붙일 태세다.

"오히려 문 대표를 포함한 야당에 '그럼, 우리 아이들에게 계속 편향된 교과서를 가르칠 것인가'라고 되묻고 싶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좋은 교과서를 만들지에 대해 야당도 동참해 함께 생각하고 고민할 때다."

―야당 등에선 '문제가 있다면 국정화 대신 검정을 강화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한다.

"현행 검정제하에선 교육부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정당한 수정 명령을 하더라도, 일부 집필진이 이를 거부하고 소송을 반복해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부분 부분 수정하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다. 집 자체가 기울어져 있으면, 지붕이나 벽을 조금 손본다고 튼튼한 집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수정 권고, 수정 명령을 내려도 집필진이 원서술이 옳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계속한다. 지금 현재 교과서에서 고쳐진 부분도 집필진 대신 출판사가 조금 수정한 정도다."

―여당에서조차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어차피 조만간 있을 2차 개각 때 당으로 복귀해야 할 텐데….

"노코멘트하겠다."

―왜 국정화를 위해 진작부터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서지 않았나.

"내가 곧바로 나서면 절차 위반이 되기 때문이었다. 주무 장관으로서 공론화 과정이나 예고 기간을 거쳐야 했다. 행정예고를 통해 기본 방침을 정하기 전에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최선책을 강구하는 것은 행정의 기본 원칙이자 절차 아니냐. 그러지 않았으면 절차 시비가 일었을 거다. 하지만 이제는 검정 강화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정부 방침을 '국정화 추진'으로 예고한 만큼 올바른 역사 교과서 만들기에 총력을 다할 것이다."

―일요일이던 지난 25일 밤 '교과서 국정화TF' 건물에 야당 의원들이 몰려갔을 때나 그다음 날 왜 직접 현장을 찾아가지 않았나.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이 많다.

"첫날 밤에는 너무 늦게 보고를 받았다. 그다음 날은 다른 일정 때문에 세종시에 있었다. 25일이 일요일이었는데, 앞으로 공휴일날 야당 의원들이 오실 때는 교육부 장관한테 정식으로 말해주셨으면…."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황 부총리가 어제 한 집회에서 자신에게 "국정화는 내 뜻이 아니라 윗선의 뜻이었다"는 말을 했다고 소개했다. 사실인가.

"그런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 문 대표에게 사실이 아님을 강력하게 항의했고, 문 대표는 '누가 됐다면 죄송하다'면서 '정치적 주장이었다. 곡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