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를 쓴 음악평론가 박용구(102) 선생이 6일 오후 1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1914년 경북 풍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30년대 일본 니혼대에서 수학하고 이시이 바쿠에게 무용을 배웠다. 1945년 광복 이후 국내 최초 음악평론집 '음악과 현실', 최초의 음악 교과서인 '임시중등음악교본' 등을 펴내며 예술계 '최초'의 역사를 만들었다.

한국적 뮤지컬을 선보이기 위해 예그린악극단을 맡아 1966년 처음 무대에 올린 '살짜기 옵서예'는 나흘간 단 7회 공연에 1만6000명을 모으며 공전의 히트를 쳤다.

음악 평론을 넘어 무용 평론가, 뮤지컬 제작자, 극작가, 연출가 등 "어느 한 가지로 국한할 수 없는 다양한 문화 영역에서 전방위적으로 활동한 르네상스적인 문화인"(음악평론가 송현민)이기도 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폐막식 대본을 집필했고, 창작 발레 '심청' 등 무용 대본도 남겼다. 음악펜클럽 회장, 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유니세프 문화예술인클럽 회장,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세계무용연맹 한국본부 회장을 지냈고 은관문화훈장과 서울시 문화상을 받았다. 유족으로 아들 동철씨, 딸 화경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 8일, (02)2258-5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