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공항 개발이익 지역 위해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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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12 02:25

[민선 7기 지자체장에게 듣는다] [7] 원희룡 제주지사

원희룡(54) 제주지사는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광역자치단체장 중 유일한 무소속이다. 정치 입문 때부터 몸담았던 보수 진영을 선거 직전 뛰쳐나와 무소속이라는 승부수를 던져 당선됐다. 전국을 강타한 더불어민주당의 거센 바람을 '인물론'을 앞세워 맨몸으로 막아냈다.

재선에 성공한 원 지사는 지난 3일 오후 제주도청 집무실에서 진행한 본지 인터뷰에서 "선거 기간 민심이 무섭다고 느꼈다"며 "더 겸손하고 도민을 더 무서워해야겠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를 어떤 방향을 이끌어 나갈 것인가.

"제주의 개발과 환경 기준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엄격하게 적용해서 청정 제주를 지켜내겠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2000억원 규모의 '4차산업 혁명펀드'를 조성하겠다. 이를 바탕으로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 등 제주형 에너지 신산업을 제주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키우겠다. 에너지 신산업을 교통과 관광 혁신으로 연결해 지속가능한 발전 기반을 확고히 마련하겠다."

지난 3일 제주도청에서 만난 원희룡 제주지사는 “개발과 환경 기준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엄격하게 적용해서 청정 제주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무너진 보수의 대안이라는 언급에는 “도지사 재임 기간 중에는 제주 도정에만 전념하겠다”라고 말했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에 들어설 제2공항 개항 목표가 2025년이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이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이번 선거 토론회에서 폭행 사건까지 벌어졌다.

"제2공항은 경제적 필요성도 있지만 무엇보다 제주도민과 관광객의 안전이 걸려 있다. 현재 반대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사전 타당성 재조사 용역을 먼저 진행하고, 재조사 결과에 따라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자가 없다면 정상적으로 공항 건설 계획을 수립해 나갈 것이다. 대략 2020년부터 실시설계와 보상, 착공 등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속도 조절을 통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다고 본다. 사전 타당성 재조사 용역과 관련해 정부와 지역주민이 추천하는 전문가로 검토위원회를 구성하겠다. 조사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의혹이 해소되도록 하겠다."

―제2공항을 제주도민 주도로 건설하겠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일차적으로 제2공항 운영 주도권을 제주도가 가져오고, 이차적으로는 공항 건설로 파생되는 주변 지역 발전 청사진을 제주도와 지역주민이 함께 그려 나가는 것이다. 개발 이익이 투기 세력에게 가지 않도록 도시계획을 세워서 제2공항 일대를 관리하겠다. 그곳에서 나온 개발 이익으로 지역을 위해 투자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재원으로 쓰도록 하겠다."

―제2공항 반대하는 이유 중에는 과잉 관광에 대한 걱정도 있다. 앞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지난해 제주 관광객이 1500만명이었고, 제2공항이 만들어지면 200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다. 아시아 주요 관광국인 싱가포르는 제주 면적의 40%에 못 미친다. 하지만 인구는 8배가량 많고, 관광객도 제주보다 훨씬 많다. 싱가포르는 하수, 교통, 쓰레기, 과잉 관광 문제가 심각하게 부각되지 않는다. 결국 양적 관광에 치우친 부분을 고쳐나가는 게 중요하다. 제주도 쓰레기의 30%가 관광객이 버리는 양이다. 하수도 정화시설 용량을 넘어서고 있다. 그래서 제주 관광객이 숙박·렌터카 등을 이용하면 환경보전기여금을 내도록 추진하고 있다. 청정한 제주도 환경을 지키는 차원에서 환경보전기여금을 받는 것으로 바라봐 달라."

―지난 4년간 실적으로 '외부 자본에 의한 난개발 제동'을 꼽았다. 앞으로도 외부 투자를 막을 계획인가.

"과거에 대규모 개발사업을 통제할 제도가 허술해 제주도에 중국 자본이 무분별하게 들어와 개발이 진행됐다. 제주섬이 온통 공사판으로 변질되며 스카이라인도 많이 훼손됐다. 그래서 자연보호, 미래가치, 투자 간 균형이라는 3대 방침을 마련했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중산간지역(해발 200~600m)과 곶자왈(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숲), 해안변에 대한 보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난개발과 전쟁을 벌였다. 앞으로도 난개발은 어떠한 경우에도 막아내겠다. 신규 유원지 개발을 억제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는 '제주형 유원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숙박시설 비율을 47%에서 26%로 줄이고, 휴양문화시설 비율은 3%에서 8%로 높였다. 또 녹지 비율도 35%에서 45%로 높여 공공성을 강화했다. 투자영주권 대상 지역을 관광단지로 제한하고, 탈법적인 토지 쪼개기 매매를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 중국 등 외국 자본을 무조건 막는 것은 아니다. 투기 자본이 아니라 진정으로 제주의 가치를 지키고, 성장의 열매를 주민과 나눌 수 있는 투자 자본은 적극 환영이다.

―최근 제주도가 난민 수용 이슈의 중심에 섰다.

"난민규약에 따라 정부와 협력해서 가급적 원만하게 대처하는 게 우선적인 방향이다. 난민 신청을 했다고 해서 무제한적으로 받아들이자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예멘 난민이 제주도로 들어온 것은 제도적인 문제다. 제주도가 무사증 지역이고, 동남아 지역과 직항 항공편이 연결되면서 예멘인들이 제주를 선택한 것이다. 결국 난민은 국가적 차원의 문제다.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난민 정책 전반에 관한 외교통상부 등이 관할하고 중앙 정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무너진 보수에 대한 대안으로 원 지사를 주목하는 이가 많다. 정당 선택과 대권 행보는 언제쯤 할 계획인가.

"지난 선거 과정에서 도민들께 야단을 맞았다. 도지사 재임 기간에 중앙만 바라봤다는 것이다. 두 마리 토끼 쫓으면 둘 다 안 된다는 거다. 그래서 중앙정치와 거리를 두고 제주도정에 전념한다고 약속을 했다. 제주도에서 변화의 성과를 만들면 이것은 대한민국 전체로 울려 퍼질 수 있다. 그래서 제주도에 전념하는 것이 다시 뽑아준 제주도민들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주변에서 얘기하는 '대망론'은 시기상조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임기 내 당적을 갖지 않겠다. 다만 보수 진영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한 톨도 남김없이 다 비워야만 다시 채울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받는 건강한 보수가 출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