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엄연한 직권 남용"… 徐, 원내수석 부대표직만 사퇴

더불어민주당 서영교〈사진〉 의원은 그가 법원행정처에 지인 아들의 '선처 판결'을 청탁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진술과 물증으로 서 의원의 청탁 정황은 입증된다는 입장이다. 서 의원이 2015년 국회 파견 판사를 국회 의원실로 불렀다는 것을 국회 출입기록 등을 통해 확인했고, 서 의원이 법원행정처에 전한 '청탁' 내용은 당시 파견 판사가 임종헌 행정처 차장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확보돼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서 의원을 소환 조사하지 않고 서면 조사만 했다. 검찰 관계자는 "서 의원을 여러 차례 불렀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이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자료를 확보했다고 하면서 소환 조사를 하지 않은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은 서 의원 처벌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검찰은 "청탁 정황은 확인했지만 죄의 성립 여부에 대해 심층적인 법리 검토를 해야 하고 파급력도 감안해야 한다"며 "우선 이번 사건의 본류인 법원행정처 (판사들) 수사를 우선 끝내고 정치인 등에 대한 법리 검토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검찰이 여당 의원을 과도하게 봐주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관련 물증을 바탕으로 수사에 나서면 서 의원이 직권남용 혐의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왔다. "지인 아들의 죄명을 (가벼운 방향으로) 바꾸고, 벌금형을 선고해달라"고 청탁해 일선 재판에 개입하는 직권 남용을 저질렀다고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서 의원은 이날 오전 원내 지도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아침에 전화 통화로 오늘 나오지 않겠다고 하더라"고 했다. 서 의원은 따로 원내수석부대표직을 사퇴하겠다는 뜻만 전달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