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뷰… K웹툰 꽃피운 '마음의 소리' 14년만에 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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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6.30 05:04

[Close-up] 세계시장 석권 K웹툰

네이버웹툰의 연재물 '마음의 소리'는 14년간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었다. 웹툰이 게재되는 매주 화요일이면 실시간 검색어에 '마음의 소리'와 작품에 등장한 단어들이 상위권에 올랐다. 네이버웹툰 역대 최다인 누적 70억회(회당 570만회) 조회수를 찍었고, 한 회에 최대 12만개의 댓글이 달린 적도 있다. 작가 조석(37)이 지난 2015년 중국 광저우에서 연 팬 사인회에는 마치 아이돌 가수처럼 수천 명의 중국 팬이 길게 줄을 섰다.

국내 최장수 웹툰으로 꼽히는 마음의 소리가 30일로 14년 연재를 끝낸다. 지난 2006년 9월 8일 시작으로 총 5045일 동안 연재된 마음의 소리는 이날 1229화를 끝으로 팬들과 작별인사를 한다. 완결 소식이 알려진 뒤 소셜미디어 등에는 "고등학교 때부터 보기 시작해 다섯 살 아들도 좋아하게 된 웹툰과 이별이라니…" "다시 정주행(첫 화부터 다시 봄)해야겠다"며 아쉬워하는 글이 올라왔다.

/그래픽=박상훈
IT(정보기술) 업계에서는 마음의 소리 등장 이후 한국 웹툰이 일부 만화 마니아가 찾는 하위문화에서 세계 웹툰시장을 석권하는 콘텐츠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기준 100국의 웹툰 모바일 앱 시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카카오도 일본에서 웹툰 서비스를 기반으로 대만·태국 등 동남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미국 마블을 위협할 정도로 다양한 소재와 캐릭터를 갖춘 한국 웹툰은 해외에서 영화·애니메이션 제작을 먼저 의뢰할 정도로 수준 높은 '한류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연재 지각 없었던 최장수 웹툰

조석 작가는 마음의 소리를 연재하면서 단 한 번도 마감 시간에 늦은 적이 없다. 연재 10년까지는 매주 두 차례(화·금) 연재하느라 결혼식을 제때 올리지도 못했다. 지난 2016년 뒤늦게 결혼식을 치렀다. 자극적인 소재 없이 가족의 일상을 유쾌하게 풀어냄으로써, 초등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한 팬을 확보할 수 있었다. 조석 작가는 29일 연재를 마치는 소회에 대해 "다 그렸다는 마음으로 '마음의 소리'를 마칠 수 있어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은퇴가 아니니까 이 마음을 갖고 다른 웹툰도 열심히 그리고 싶다"고 밝혔다.

한 웹툰 작가는 "한국 웹툰은 2000년대 중반 출판 만화에서 디지털 콘텐츠로 본격적으로 넘어가던 시기에 조석이라는 '스타 작가'가 나오면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며 "지금은 '제2의 조석'을 꿈꾸는 신진 작가들이 K웹툰의 새 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 한류가 된 'K웹툰'

한국 웹툰은 최근 10년 사이 엄연한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3년 1500억원 수준이던 국내외 K웹툰 시장이 2020년 처음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버·카카오 웹툰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며 이미 지난해 관련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다는 분석도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기준 월간 방문자(MAU) 수 6000만명, 월 페이지뷰 105억건을 넘었다. 네이버웹툰은 한국을 포함, 100국에서 9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단순히 국내에서 인기 있는 웹툰을 번역하는 게 아니라 현지에서 작가를 발굴하기도 한다. 카카오의 일본 자회사 카카오재팬이 운영하는 웹툰 '픽코마'는 올 4월 월 방문자가 380만명으로 늘었다.

K웹툰이 빠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웹툰이 영화·애니메이션·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대돼 개발됐다는 점이 있다. 1·2편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신과함께'는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최근 종영한 TV드라마 '이태원클라쓰'의 원작도 다음의 웹툰이다. 네이버는 지난 4월 누적 조회수 45억회의 웹툰 '신의탑'을 원작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미국 등에서 호평받았다. 넷플릭스는 최근 네이버웹툰 '스위트홈'을 드라마로 제작하고 있다.

◇연봉 1억 넘는 작가 쏟아져

웹툰 산업이 커지면서 작가 위상도 달라졌다. 지난 2005년 네이버웹툰에서 활동하던 작가는 4명으로 작품 수도 3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6월 기준 607명, 995개 작품(완결 포함)이 있다. 수입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9월 기준 네이버웹툰 연재 작가(359명)의 연평균 수입은 3억1000만원이었다. 이 중 62%인 221명이 연 1억원 이상을 벌었다. 상위 20위 웹툰 작가의 연간 수입은 평균 17억5000만원이었다. 웹툰 '복학왕'의 작가 '기안84'는 지난해 말 서울 송파구 석촌동에 46억원 상당의 건물을 매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