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日걸그룹' 만든 박진영, 일본서 떴다

  • 기사
  • 잇글링
  • 트위터로 보내기
  • MSN 메신저 보내기
  • 뉴스알림신청
  • 네이트 뉴스알리미
  • 뉴스젯
  • RSS
  • 프린트하기
  • 이메일보내기
  • 스크랩하기
  • 블로그담기
  • 기사목록
  • 글자 작게 하기
  • 글자 크게 하기

입력 : 2020.07.30 05:00

'트와이스' 이어 '니쥬'까지… 4차 한류 붐 일으킨 박진영

"콘셉트를 만들 필요는 없어요. 우리는 모두 원래부터 특별하니까요."(박진영)

한국 JYP엔터테인먼트와 일본 소니뮤직이 합작한 오디션 '니지프로젝트'로 탄생한 걸 그룹 '니쥬'가 일본에서 큰 화제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곡 '메이크 유 해피'는 오리콘 차트 3개 부문 1위에 올랐다. 일본 라인 뮤직, 중국 QQ 뮤직 등 전 세계 107개 차트에서도 1위다.

9명 전원이 일본인으로 K팝 시스템에 의해 탄생한 걸그룹 '니쥬'는 일본 오리콘 차트뿐 아니라 중국 QQ 뮤직 차트 등 전 세계 107개 차트 1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
니쥬보다 더 화제인 사람이 있다. 이들을 발굴하고 키워낸 박진영〈아래 사진〉 JYP 대표 프로듀서다. 그가 오디션에서 한 말은 경제지 포브스 재팬이 지난 25일 "과정이 결과를 만들고, 태도가 성과를 내는 박진영의 말"이라는 분석 기사를 실었다. 현재 일본에서 그의 애칭은 한국 별명 '떡고(떡 먹는 고릴라)'의 일본어인 '모찌고리'. "니지프로젝트는 니쥬를 발판으로 한 박진영의 일본 진출"이란 우스개도 나온다.

◇인성 중시하는 JYP 철학

"카메라 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이나 행동은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도 절대 하지 마세요." 오디션 2차 합숙 중 박진영은 참가자들에게 춤과 노래가 아닌 인성에 관한 특강을 했다. 그는 "훌륭한 인성을 갖추고 세상에 선한 영향을 주길 바란다"며 "진실, 성실, 겸허 이 세 가지를 꼭 지켜달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재능 있는 사람이 아닌, 매일 자기 자신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이 꿈을 이루는 거다"라고 말한다.

/JYP엔터테인먼트
오디션에서도 그는 독설(毒舌)로 상처 주지 않는다. "저는 제가 안 하는 걸 여러분에게 시키진 않아요. 저는 어제도 밥을 딱 한 끼 먹었어요. 이유는? 춤을 잘 추고 싶어서"라는 말 그대로다. "나 때는 말이야…"식의 꼰대도 아니다. 너무 잘하려다 몸에 힘이 들어간 참가자에게 "너무 절박해 보이는 게 문제다. 좀 더 편안해졌으면 좋겠다"고 위로한다.

박진영의 생활 습관도 화제다. '아침 7시: 기상, 일본어 공부/8시: 아침 식사(올리브오일, 요구르트, 견과류, 과일)/8시 30분: 두 딸과 놀기/9시: 운동/11시: 노래 연습.' 27년을 이렇게 살아왔다는 말에 일본 아침 프로 '슷키리' 진행자들은 "대단한 사람"이라며 놀란다. 박진영은 "바이올리니스트가 바이올린을 관리하듯 저도 제 몸을 관리하는 것"이라며 "60세 때 최고의 춤 퍼포먼스를 보여 드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중년 남성 사로잡은 '제4차 한류'

이번 프로젝트는 2018년 박진영이 맥쿼리 증권 강연 중 소개한 JYP의 미래 버전인 '현지화를 통한 세계화'의 일환이다. 박진영은 "오랜 기간 K팝을 이끈 JYP의 트레이닝 시스템을 통해 현지 가수를 제작하고 음반을 발매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에 일본 소니뮤직이 손을 내민 것. 일본 대중음악계는 1990년대만 하더라도 아무로 나미에, 기무라 다쿠야 등 아이돌 스타들이 많이 나왔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K팝에 자국 시장을 내줬다. 오디션 참가자들 대부분이 2000년대 이후 태생으로 이들 어머니가 동방신기나 빅뱅의 팬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박진영의 인기는 '제4차 한류 붐'으로도 조명된다. '겨울연가' 등 드라마로 시작된 1차가 중년 여성 중심이었고, 2차가 아이돌 그룹을 좋아한 젊은 여성들, 3차가 한국 문화에 관심 가진 젊은 층이었다면, 현재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영화 '기생충'의 인기는 중년 남성과 오피니언 리더들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일본 니혼TV가 니지프로젝트 특별 재방송을 하며 일본 최대 야구경기 요미우리 대 한신 초반부를 날렸는데, 이 역시 4차 한류 붐이 중년 남성을 중심으로 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